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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또 다른 독이 든 성배, 인천 지휘봉 잡은 유상철 감독

입력 : 2019-06-02 14:00:00 수정 : 2019-06-02 11: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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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인천 김진엽 기자] 흔히 부담을 안고 있지만 그만큼의 영광이 따르는 감독직을 독이 든 성배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우승권 팀에 해당하는 말이지만, 정반대의 상황도 있다. 인천유나이티드가 그렇다. 잔류에 성공한다면 우승만큼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유상철 감독이 또 다른 의미의 독이 든 성배를 잡았다.

에서 살아남아 ‘잔류왕’으로 불린다. 평소라면 시즌을 함께 시작한 감독과 중반까지 가지만, 이번에는 결별 시점이 조금 빨랐다. 날이 더워지기 전에 욘 안데르센 감독과 각자의 길을 걷기로 결정했고 지난달 14일 대전시티즌, 전남드래곤즈를 이끌었던 유상철 감독을 제9대 사령탑으로 앉혔다. 스포츠월드는 부임 후 3경기 만에 나온 첫 승 직후인 30일, 인천 감독 사무실에서 유 감독을 만났다.

 

▲ 실패 아닌 경험으로 성장하는 감독

 

유 감독이 인천에 부임했을 때는 의문의 시선이 따랐다. 가뜩이나 팀이 위험한 데 그간 확실한 성적을 남기지 못한 이에게 지휘봉을 맡겼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현역시절에는 최고의 선수였으나 지도자의 길을 걸은 이후에는 이렇다 할 업적이 없었다. 하지만 당사자는 지난날을 실패가 아닌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유 감독은 “경험이라는 건 돈으로 살 수 없다. 지난 일들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고백했다.

 

초반 감독 생활이 성공적이지 않았던 건 ‘프로 선수인데 저게 안 돼?’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정말 위험한 생각을 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선수단의 능력을 파악하는 거다. ‘그게 왜 안 돼’라고 느끼는 순간 그걸 받아들이는 선수들과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왜 못할까’라는 생각이 아니라, ‘어떻게 하라’라고 제시하는 게 감독이다. 그게 내가 지도자를 하며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팀이 잘 돼야 내가 있는 것이다. 지금은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있다”며 현 소속팀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 군더더기 없는 간절함, 유상철표 축구

 

유 감독이 선수단에 강조한 건 군더더기 없는 간절함이다. 경기장에서 남들보다 더 뛰는 열정을 바탕으로 겉멋이 아닌 진짜 필요한 행동들만 해야 한다는 거다. 제주전 승리도 그렇게 나왔다. “우리 축구를 하는 게 우선이었다. 우리가 구축한 전략이 없는데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뭘 만들기에는 시간이 촉박했지만, 첫 경기에서 ‘어? 조금만 더 만들어가면 선수들이 내 축구를 이해하겠구나’라는 걸 느꼈다. 제주전서 그런 움직임의 결실을 맺었다. 완전하진 않았지만 이길 수 방법을 제시했던 걸 선수들이 잘 이행해줬다”며 운을 뗐다.

 

이어 “거기에 간절함까지 더해졌을 거다. 선수들이 참 많이 뛰어준다. 처음부터 선수들에게 거품을 빼자고 강조했다. 때로는 화려함이 필요하지만 우리에겐 그런 것보다 의미 있는 행동들만 해야 했다. 그렇게 공격적인 운영을 해야 경기를 보시는 인천 팬들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잔류왕 아닌 까다로운 팀을 꿈꾼다

 

더 이상의 잔류왕은 싫은 유 감독이다. 그는 “인천은 열정이 넘치는 팬들을 보유한 정말 매력적인 구단이다. 선수들에게 ‘우리가 조금만 더 잘하면 팬들이 미칠 거다. 잘해보자’고 주문했다. 인천이 매번 생존만 하는 잔류왕이 아닌, 리그에서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 됐으면 한다. 오랫동안 인천을 이끌고 싶지만 감독이라는 특성상 언제까지 지휘할지는 모른다. 내가 팀을 맡는 동안에는 그렇게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남FC전에도 우리 경기력을 잇는다면 반등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거다. A매치 휴식기를 잘 활용해보겠다.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를 어떻게 치를지 집중할 때다”며 말을 마쳤다. 실제 유 감독은 인터뷰 직후 치른 1일 성남전서 자신이 한 말을 그대로 이행했다. 수적 열세 속에도 한 발 더 뛰는 주문으로 원정서 귀중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두 경기 연속 무패(1승 1무)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과연 유상철표 인천이 잔여 일정서 잔류왕 타이틀을 떼고 까다로운 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인천유나이티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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