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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의 눈] 1000회 맞은 ‘개그콘서트’

입력 : 2019-05-12 13:17:52 수정 : 2019-05-12 13: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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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개그 프로그램 KBS ‘개그콘서트’가 오는 19일 1000회를 맞는다. 지난 20년간 국민에게 웃음을 준다는 목표로 자리를 지킨 셈이다.

 

현재 1000회를 넘긴 프로그램은 ‘전국노래자랑’, ‘세상에 이런 일이’ 등 몇 프로그램 되지도 않을뿐더러 방송 전체의 역사에서도 손꼽을 정도다. 교양이나 다큐 프로그램이 아닌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이 20년이라는 명맥을 유지해 왔다는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보내줘야 할 일이다.

 

‘개그콘서트’의 영향력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한 주의 마지막을 장식해 주는 무대였고, 엔딩 음악을 듣고 내일이 월요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며 등교와 출근 등을 걱정했다. 모든 방송사에서 ‘개그콘서트’를 따라 한 공개 코미디 형식의 프로그램들이 생겨났고 당시 대통령의 성대모사 한 번으로도 스타가 탄생했다. 시청률 30%는 당연하게 나와야 하는 수치였고 ‘개그콘서트’에 나와 이름을 알리고 스타가 됐던 캐릭터와 개그맨만 소개해도 이 칼럼의 내용을 다 채울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 같은 과거 영화(榮華)와는 달리 요즘 들어 시청률 하락과 시청자의 이탈 현상을 겪으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연 어디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지 많은 사람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비교적 단순한 문제로 접근하자면 개그맨들이 과연 웃음의 소재를 시청자가 수신료를 내는 프로그램에서 어디까지 다룰 수 있을까가 큰 변수가 될 것이다. 그만큼 예전보다 다양하게 풀어낼 수 없는 소재의 벽을 넘어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소재 선정상에서 항상 지적되고 있는 비하 문제, 상대 외모를 깎아 내리는 웃음 코드, 요즘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는 젠더 이슈, 한쪽으로만 편향된 시사 개그 등의 문제에서 어떤 포지션을 보여줄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시청자 전체를 만족시켜야 하는 공영방송에서의 개그로는 적절치 않을 것이고 지금은 무대에 오를 수 없는 개그가 될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역행할 수 없지만 그때는 맞고 지금은 아니라는 식의 접근으로 표현의 자유를 엮는다면 그만큼 웃음을 찾아낼 수 있는 아이디어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인지 재능이 넘치는 개그맨들이 그들의 활동무대를 표현이 좀 더 자유로운 유튜브, 공연 등으로 이탈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스타 개그맨의 탄생의 부제, 세대교체의 실패, 신인 개그맨의 발굴의 문제로 말하고 있지만 매년 전국에서 제일 웃기다는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을 10여명 정도 뽑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역량 부족으로만 탓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확실히 예전이 소재 선정과 표현에 있어서 더 자유로웠던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만약 지금 다시 젠더 이슈를 다뤘던 ‘남성인권보장위원회(남보원)’이라는 코너를 다시 하라고 한다면 난 주저 없이 “자신 없다”고 말할 것이다. 비난의 화살이 돌아올 것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이번 ‘개그콘서트’ 1000회는 그동안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했던 출신 스타 개그맨들이 총출동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위기에 봉착해 있는 ‘개콘’에 어떠한 활력소가 될 것인지 그리고 특집방송 이후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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