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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걸캅스’ 정다원 감독, 젠더논란에 직접 입 열다

입력 : 2019-05-09 13:22:18 수정 : 2019-05-09 13: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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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투캅스’를 기억하는가. 1993년 안성기와 박중훈의 형사 콤비물로 당대 많은 사랑을 받으며 후속 시리즈까지 제작된 영화다. 이후 한국영화에서는 경찰과 깡패는 단골 소재였다. 9일 개봉한 ‘걸캅스’ 역시 형사물이지만 국내영화사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여자 형사 조합이 완성됐다.

 

그동안 여성 배우 더블 캐스팅은 상업영화시장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흥행 가능성에서 회의적이었다. 영화계에는 시나리오 단계부터 상업적인 요소 부족하다는 이유로 빛을 보지 못하고 휴지통으로 직행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걸캅스’는 기획단계부터 여성 콤비 형사물로 제작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영화시장에 도전장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걸캅스’는 개봉 전부터 이슈의 중심에 섰다. 우선 여성 주연 더블 캐스팅이라는 점만으로 돌을 맞았다. 극 중 라미란(미영 역)의 남편으로 등장하는 윤상현(지철 역)은 사법고시에 도전하다 포기한 백수 캐릭터로 등장하는 설정에 대해서는 역차별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더구나 정다원 감독이 여성일 것이라는 추측까지 더해지며 젠더 대립 이슈가 생성된 것이다. 

개봉을 즈음해 정 감독을 직접 만나봤다. 정 감독은 차분한 말투로 시종일관 진지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먼저 영화가 젠더 대립 양상을 띠면서 뜨거운 감자가 된 소감을 묻자 “최근 우리나라는 젠더 싸움이 심화된 시기다. 사실은 형사 콤비물에서 남녀 성별만 바꾼 것뿐이다. 거기에 민감한 반응을 하시는 건 안타깝다. 다양한 자료조사 해본 결과 최근에는 강력계에 근무하는 여자 형사도 많다. 강력반이라는 곳이 남성이 많을 수밖에 없는 집단이지만 거기에는 여형사로서 고군분투하시는 분들도 많고 열심히 하고 계신다. 무턱대고 욕하는 분위기는 좋지 않은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시사회 반응에 대해서 묻자 “다행히 반응이 좋더라. 지금 시점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시사회 반응을 파악하는 정도다. 흥행적인 측면은 이미 내 손을 떠난 상태다. 그래서 오히려 마음은 편한 상태”라며 웃어 보였다.

 

정보 수집 과정부터 애를 먹었다. 모르면 발로 뛰는 수밖에 없었다. 직접 형사들을 만나러 경찰서로 간 것이다. “강력반 가서 인터뷰도 해봤다. 남자, 여자 형사 모두 진행하며 상호 간에 대한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열심히 활동하는 분들이 많은 데 개봉 전부터 무조건 희화화되는 상황에 죄송할 정도”라고 말했다.

참고할만한 영화도 찾기 힘들었다. 국내에는 여자 형사물이 전무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영화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이 익숙지 않았던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흡사한 영화가 드물었다. 예를 들면 개봉도 하기 전에 (이슈가) 생겼지 않나. 하지만 우리가 잘 뚫고 나갔으면 좋겠다. (영화를 본 이후에) 공감대가 생겼으면 좋겠고 그런 과정에 일조했으면 좋겠다. 우리 영화는 젠더 대결 영화는 아닌 것 같다. 요즘 20대에게 이슈화되는 게 젠더 대결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거기에서 오는 반작용이 아닌가 싶다. 저희는 만들 때 최대한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지 않도록 유념하면서 만든 측면이 있다. 일단 보시면 달라지 것이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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