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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언니’의 하이힐 액션, 척추는 괴로워 !

입력 : 2019-05-08 03:00:00 수정 : 2019-05-07 19: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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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으르렁대며 남보다 못한 사이였다가도 때로는 누구보다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형제’다. 국내 영화 가운데 형제를 주제로 다룬 작품이 많은 것도 형제애가 주는 애틋함이 그만큼 각별하기 때문일 것이다. 작년 말 개봉한 영화 ‘언니’도 가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형제가 얼마나 강한 존재가 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영화다.

 

영화 언니의 주인공 인애(이시영 분)는 특공무술까지 익힌 유능한 경호원이었지만 과잉방위로 징역형을 받게 된다. 출소 이후 살길이 막막한 와중에도 인애는 하나밖에 없는 발달장애인 동생 은혜(박세완 분)를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그러나 은혜가 인신매매로 조직폭력배에 납치되면서 자매의 행복했던 시간도 짧게 끝나고, 학교와 경찰이 서로 은혜의 납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 인애는 동생을 되찾기 위해 홀로 범죄의 소굴로 뛰어든다.

 

인애는 은혜가 선물해준 빨간색 미니 원피스에 높이가 적어도 10㎝는 될만한 하이힐을 신고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범죄자들을 하나 둘씩 제압해 단서를 찾아나간다. 후반부에 들어서는 다수의 적들을 상대로 정신 없는 육탄전을 벌이기도 한다. 활동적인 옷으로 갈아입는 것이 훨씬 전투에 효과적일 텐데도 인애는 줄곧 한 의상만을 고집한다.

 

뾰족한 하이힐을 신고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은 아름다운 주인공이 악당들을 상대로 벌이는 액션신은 분명 매력적이고 관객들의 이목을 끈다. 그러나 하이힐을 신은 채 격한 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은 실제로는 척추를 고문하는 일과 다름이 없다. 굽 높이가 6㎝ 이상인 하이힐을 신을 경우 체중의 대부분은 발바닥 앞쪽으로 실리게 된다. 이때 골반은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앞으로 쏠리고 허리 뒤쪽에 상당한 부담이 가해진다. 이런 자세가 반복될 경우 허리의 곡선이 과도하게 전방으로 굽어지는 척추전만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척추가 받는 압력이 지속될수록 주변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면서 허리에는 통증이 오게 된다. 하이힐을 신고 화보를 자주 촬영하는 연예인이나 각종 안무를 소화하는 가수들이 자주 요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이 때문이다. 제 아무리 건장한 여성이라도 인애처럼 하이힐을 신고 범죄자들을 소탕하고 다녔다면 얼마 못 가 허리에 염좌가 생겨 서있기 조차 힘든 상태가 됐을 것이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한 침, 약침 등 통합치료를 통해 척추전만증을 치료한다. 우선 추나요법을 통해 과도하게 앞으로 휘어진 척추의 만곡을 완화시키고 골반의 위치도 교정한다. 또한 침 치료로 척추 주변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기혈의 순환을 원활히 돕는다. 여기에 한약재를 정제해 환부에 주입하는 약침을 통해 통증을 제거하고 척추 주변 인대와 근육을 강화시킨다.

 

하이힐은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향한 동경과 함께 그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불편함이라는 상징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는 것은 선택이자 자유다. 다만 아름다움을 위해 건강을 지키는 것 또한 아름다워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외형적 아름다움을 논하기에 앞서 그 사람의 건강과 내면의 매력이 진정한 아름다움으로 더욱 존중 받을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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