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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4-16 03:00:00, 수정 2019-04-15 18:18:15

    [김재욱의 스마트 인터벤션] 키크고 마른 남성 괴롭히는 '정계정맥류' 아시나요?

    • 인터벤션 다빈도 시술 중 하나가 ‘정계정맥류 색전술’이다. 정계정맥류는 적잖은 남성이 갖고 있지만 막상 잘 모르고 넘어가는 질환이다. 이는 고환에 생기는 혈관질환이다. 정맥 판막이상으로 피가 역류해 음낭 속 정맥에 혈액이 고이며 혈관이 구불구불하게 늘어나는 게 특징적이다.

       

      샤워하다 무심코 고환에 불거진 혈관이 눈에 띈다면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남성은 ‘원래 그러려니’ 하고 넘기기 마련이다. 일상생활에서의 ‘기능’에 문제가 없고, 다른 사람이 ‘이거 문제 있는 것 아니야?’라고 지적해주지도 않으니 질환 여부를 알아챌 길이 없다.

       

      더욱이 정계정맥류는 자각증상도 거의 없다. 육안으로 봤을 때 고환 혈관이 두드러지거나, 양쪽의 크기가 다른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 해부학적 특징상 증상의 90% 이상이 왼쪽에서 나타난다. 약간의 열감과 처지는 듯 묵직한 느낌이 들고, 고환에 통증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조차 드물다. 환자의 2~10%만이 통증을 겪는 수준이다. 하지정맥류를 갖고 있다면 정계정맥류를 동반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정계정맥류를 개선하려 내원하는 환자의 연령대는 제각각이지만, 발병 자체는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흔한 질환임에도 발견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청소년기 기본검사에 정계정맥류 검사를 포함시킨 바 있다. 아버지가 아들과 목욕탕에 갔을 때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함께 내원하는 게 좋다. 병원에서는 전문의의 촉진과 도플러 초음파검사로 간단히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키가 크고 마른 ‘아이돌 체형’의 남성에서 이같은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나니 참고하자. 체형 특성상 혈관이 압박당하기 쉬워 호발한다. 청소년기 2차성징으로 갑자기 키가 크고 살이 빠지는 시기에 나타나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점이다.

       

      국내서는 특징적으로 군대 입대 전후 질환 진단률이 높게 나온다. 주로 입대 전후 신체검사나 건강검진에서 정맥류를 진단받으면서다. 특히 상병 진급자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검진이 본격 시행된 2013년부터 초진환자가 급격히 늘어난 양상을 보인다.

       

      이를 방치하면 ‘난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게 유리하다. 실제로 정계정맥류는 남성 난임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남성 난임환자의 35%에서 정계정맥류가 발견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진료실을 찾는 환자 대다수도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 30대 남성이다.

       

      물론 정계정맥류가 있다고 해서 100% 난임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정계정맥류가 남성 난임을 유발하기 쉬운 것은 고인 혈액이 음낭 온도를 높여 정자 활동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고환은 정자를 보존하고 호르몬 분비를 원활하게 하도록 다른 부위보다 체온이 2~3도 낮다. 하지만 정맥의 피가 고환 쪽으로 몰리면 자연스럽게 해당 부위의 체온이 오른다. 이때 정자 수도 감소하고 정자운동성도 떨어진다.

       

      최근 내원한 한 30대 남성 A모 씨는 호리호리한 키에 슬림한 미남이었다. 수년간 아기 소식이 없어 은연 중에 아내 탓을 했는데, 알고 보니 자신이 문제였다. “선생님, 이것만 고치면 정말 아이를 가질 수 있을까요?”라며 절절하게 말하는 환자가 안쓰러운 한편, 그동안 괜히 자신의 탓을 하던 아내의 마음고생도 느껴져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정계정맥류는 비절개 시술인 ‘색전술’로 간단히 교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색전술은 인터벤션 치료의 대표 격이다. 정계정맥류 색전술은 팔뚝 혈관을 최소침습한 뒤 샤프심 굵기의 가느다란 카테터를 주입, 첨단영상장비로 혈관을 보면서 정맥류를 일으키는 문제혈관을 경화제와 백금실로 차단해 혈관 역류를 막는 치료다.

       

      기존에는 정계정맥류를 비뇨기과 질환으로 분류해 아랫배와 허벅지 사이의 서혜부를 2~3㎝ 절개한 뒤 늘어난 정맥을 묶는 방식으로 치료해왔다. 하지만 최근 정계정맥류가 신장정맥에서부터 나오는 고환정맥의 역류에 기인한 혈관질환이라는 것이 명백해지며 색전술 등 인터벤션 치료의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절개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고환에 물이 차는 음낭수종 부작용도 거의 없다. 수술 후 증상이 재발하는 확률도 2% 이하로 낮은 편이다.

       

      무엇보다 전신마취 없이 이뤄져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치료 부담이 적다. 다음날부터 바로 샤워할 수 있고 수술상처도 없으며, 시술 1주일 뒤부터 운동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빨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게 최대 장점이다.

       

      A씨 역시 긴장한 채로 정계정맥류 색전술 치료를 받았다. 이후 정자의 숫자, 운동성, 형태가 50% 이상 개선돼 최근 ‘새 식구’를 맞았다는 소식이다.

       

      김재욱 민트병원 대표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 정리=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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