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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는 이광진에게 “괜찮다”며 웃은 권순태

입력 : 2019-04-10 00:01:15 수정 : 2019-04-09 23: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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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창원 김진엽 기자] 가시마 앤틀러스 골문을 지키는 권순태(34)가 경기장을 떠날 땐 후배를 지켜줬다. 연신 “괜찮다”라며 혹여나 자신을 다치게 한 이광진(27·경남FC)이 가질 심적 부담을 덜어줬다.

 

가시마는 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두 골을 내준 데다 퇴장까지 당했지만 경기 종료 직전에 경기를 뒤집으며 역전승을 챙겼다.

 

이날 경기서 승점 3점을 추가한 가시마는 2승 1무로 조 선두를 굳건히 하며 16강행에 청신호를 켰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주전 골키퍼인 권순태가 부상을 당해 경기 도중 교체됐기 때문이다. 그는 전반 추가 시간 이광진과 경합하는 과정에서 발을 밟혔고, 끝내 일어서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떠났다.

 

권순태와 이광진은 한솥밥을 먹은 인연은 없지만, 프로로서 그라운드를 누비는 축구 동료다. 자신이 다치게 한 권순태를 바라보는 이광진의 마음은 편치 않았을 터. 결국 이광진은 오랫동안 쓰러져있던 권순태에게 달려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우려와 달리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권순태의 얼굴은 밝았다. 비록 구단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절뚝이며 걸었지만, “죄송하다. 부상 때문에 인터뷰에 응하기는 어렵다”라며 “부상이 심각한 건 아니다. 괜찮다”라며 웃는 얼굴로 경기장을 떠났다.

 

자신을 다치게 한 이광진이 어떤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 “‘미안하다’고 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다. 괜찮다. 모두 수고하셨다”라며 취재진을 향해 인사까지 하는 여유를 보였다.

 

문을 반쯤 나간 상태에서 들은 질문이기에 그냥 지나칠 법도 했지만 굳이 불편한 몸을 반대로 돌려 답하는 권순태의 미소에서 이광진을 향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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