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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대통령’ 김태인의 사부곡 “돌아가신 아버지 위해 목숨 건다”

입력 : 2019-04-03 09:14:51 수정 : 2019-04-03 09: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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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돌아가신 아버지께 자랑스러운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아마추어 복싱 선수에서 종합격투기 선수로 전향 후 4년의 기다림 끝에 김태인(26, 로드짐 강남MMA)은 지난해 12월 15일 프로 무대 데뷔전을 가졌다. ROAD FC 051에서 김지훈과 대결해 2라운드 50초 만에 상대를 펀치로 쓰러뜨렸다. 김태인은 포효했다. 데뷔전은 누구나 소중하지만 4년간 묵묵히 훈련하며 데뷔전을 기다려왔기에 순간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날 승리는 김태인에게 더욱 소중하고, 값졌다.

 

데뷔전부터 승리를 따내 김태인의 앞날은 창창할 것 같았다. 그런데 행복도 잠시, 비보가 날아왔다. 아버지께서 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은 것. 하늘이 무너지고,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김태인은 “아버지께서 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으셨다. 의식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대학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수술을 받으셔야 했다. 사람의 간은 70%까지만 이식이 가능하고, 30%가 남아있어야 살 수 있다. 운동 선수를 포기해야 했지만 아버지가 더 소중하기 때문에 이식 수술을 해드리려고 했다. 그런데 100%를 이식 받으셔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절망적인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기적적으로 기증자가 나타났다. 곧바로 김태인의 아버지는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김태인은 “20시간 정도 수술을 받으셨다. 수술이 잘돼서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했다. 아버지 면회할 때 호흡기를 차고 계셔서 말은 못하셨는데, 눈을 뜨시고 알아봐주셨다. 손으로 글씨를 쓰셨는데, ‘이제 네 시합 보고 싶다. 빨리 시합 잡아라’라고 하셨다. 그날 저녁에 바로 서울로 올라가서 ROAD FC 관계자분들께 말씀드리고 5월 시합을 약속 받았다.”며 아버지가 호전된 상황을 전했다.

 

또다시 비보가 날아왔다. 아버지께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은 것. 상태가 호전됐다는 걸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인 터라 충격이 더 컸다. “아침 7시에 눈을 떴는데 부재중 전화가 많이 오고 난리가 났다. 아버지의 임종도 못보고 보내드렸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친 후 김태인은 잠시 쉬면서 생각을 정리한 뒤 경기 출전을 결심했다. 그리고 임동환(24, 팀 스트롱울프)과 경기가 결정돼 이제는 경기를 앞두고 있다. 김태인은 임동환과 5월 18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리는 굽네몰 ROAD FC 053 제주에서 맞대결한다.

 

김태인은 “아버지께서 돌아가신지 몇 달 되지 않았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지만 아버지의 지인분들이 아버지를 기억하시고, 아버지와 함께 하기 위해 아버지 존함을 한자로 가슴에 새겼다. 목숨 걸고 이번 경기를 준비해서 아버지께 자랑스러운 아들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남다른 각오를 가지고 있지만, 김태인이 가지고 있는 책임감과 부담감도 막중하다. 김태인은 어머니와 두 명의 여동생을 부양하는 가장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김태인은 더욱 훈련에 열중하며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태인은 “데뷔전에서는 주목 받는 게 처음이었고,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흥분하고, 몸이 굳어서 내 실력의 20%도 안 나왔던 것 같다. 임동환 선수는 경험도 나보다 많고, 강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지도해주시는 대로 열심히 하겠다. (권)아솔이 형과 함께 훈련하고 있는데, 무조건 이길 거다. 인번에 진짜 목숨 걸고 재밌게 화끈한 시합을 하고 싶다. 응원해주시면 승리로 보답드릴 거다”라고 말했다.

한편 ROAD FC는 5월 18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굽네몰 ROAD FC 053 제주를 개최한다. 굽네몰 ROAD FC 053 제주는 ROAD FC 역사상 첫 제주도 대회로 ‘끝판왕’ 권아솔과 도전자 만수르 바르나위의 100만불 토너먼트 최종전이 열린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ROAD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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