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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길었던 이임생호의 첫 승 뒷이야기

입력 : 2019-04-01 12:21:47 수정 : 2019-04-01 14: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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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간절했던 만큼 더 달콤했다. 약 한 달 만에 첫 승을 거둔 수원 삼성의 이야기다.

 

수원은 31일 인천유나이티드를 안방으로 불러 ‘하나원큐 K리그1 2019’ 4라운드를 치렀고, 염기훈의 1골 1도움과 다카트의 멀티골에 힘입어 3-1 승리를 챙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 3전 전패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던 수원은 시즌 첫 승리를 거두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수원은 K리그를 대표하는 명가였지만 이는 옛말이다. 잔인한 말이지만 이제는 리그 내 그 어떤 팀과 붙어도 매 경기가 살얼음판인 게 현실이다. 지난 시즌까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팀을 이끌었던 서정원 전 감독과 결별한 뒤에는 이임생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며 이번 시즌 새 출발을 꿈꿨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이른바 프로 무대에선 ‘초짜’ 감독인 이 감독은 적응하는 데 꽤 애를 먹었다. 전임 감독이 구상했던 전지 훈련지로 떠나 시즌을 준비해야 했고, 입맛에 맞는 선수들로 완전하게 꾸리지 못한 채 시즌에 임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감독은 시즌이 시작하고도 계속해서도 자신의 색깔을 찾아야 했고, 매 경기 선발 라인업이 바뀌는 것은 일쑤였다. 그런 그가 버틸 수 있었던 건 팬들의 믿음 덕분이었다. 수원 팬들은 구단과 만난 자리에서 “믿고 기다릴 테니 감독님의 축구를 계속하시라”고 지지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던 이 감독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했다. “가끔 늦게 퇴근하는 길에 감독실을 보면 항상 불이 켜져 있었다”라는 구단 관계자의 증언이 있었을 정도.

 

그리고 마침내 개막 후 약 한 달 만에 수원은 첫 승을 신고했다. 주장 염기훈의 페널티킥으로 포문을 열었고, 첫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다카트가 멀티골로 쐐기를 박아 홈 팬들에게 시즌 첫 기쁨을 선물했다. 이 감독의 노력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에는 눈시울이 불거지는 그였다.

 

“1승을 거두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지 몰랐다”라며 첫 승리 소감을 전한 이 감독은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더 잘 준비해서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첫 승의 기쁨에 취하기보다는 더 나은 수원을 다짐하는 모습이었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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