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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잠실 마운드, 떨렸습니다" 김용수 시구 뒷이야기

입력 : 2019-03-30 13:42:32 수정 : 2019-03-30 14: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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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이지은 기자] "많이 떨리던데요."

 

지난 29일 롯데와의 홈 개막전을 앞둔 잠실구장. 팬들의 함성이 커질수록 '노송' 김용수(59) 전 LG 코치의 심장 박동도 빨라졌다. 1983년 MBC 청룡(LG의 전신)에 1차 지명돼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던 2000년까지 수도 없이 올랐던 잠실 마운드였지만, 무려 11년 만에 시구자로 다시 서자 느낌이 색달랐다. 김용수는"원래 등판 전에는 떠는 편이었는데, 오랜만에 팬들이 가득 찬 야구장에 서려니 더 떨렸다"고 털어놨다.

 

마지막 등판은 사실 이벤트성에 가까웠다. 2008년 팬페스티벌 형식으로 치러진 번외 경기에서였다. LG의 은퇴 선수들로 구성된 올드보이(OB)팀과 현역 라인업의 영보이(YB)팀이 5회 동안 맞대결을 펼쳤고, 당시 OB팀의 선발 투수로 나섰던 기억을 돌이키던 김용수는 "내려보내 주질 않아서 완투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무려 11년 만에 다시 선 마운드에서는 혼자가 아니었다. 이날 1994년 우승 주역들은 2019시즌 홈 개막전을 위해 25년 만에 잠실에 모였다. 유지현 LG 수석코치가 시타를 맡았고, 김동수 LG QC(퀄리티컨트롤) 코치가 시포로 앉았다. 이때 유지현이 김용수에 "진짜 치겠다"며 먼저 도발(?)을 했다는 전언. 김용수는 "나도 변화구를 던져서 진짜 승부를 해볼까 했는데, 동수가 장비를 안 찬다고 하더라. 그래서 직구로 던졌다. 실제 치지는 않더라"며 웃었다.

 

김용수는 'LG 1호 영구결번'에 자부심이 크다. 프로야구 최초 100승과 200세이브, 한국시리즈 MVP 2회 등 LG에서 누구보다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냈고, 은퇴한 후에도 10년 동안 LG의 유니폼을 더 입고 코치 생활을 이어갔다. 2010년 스카우트 코치를 끝으로 야인이 됐지만, LG에 대한 사랑은 여전하다. 종종 스스로 표를 구매해 잠실구장을 찾기도 한다. 지난해에도 몇 차례 외야석에서 남몰래 후배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기도 했다.

 

"지금 라인업에는 내가 있을 때 있던 친구들이 몇 없어." 시구를 마친 뒤 관람석에 올라와 전광판을 바라보던 김용수는 자신이 직접 알지 못하는 선수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눈에 넣었다. 여전히 자신을 알아봐 주는 팬들에게도 먼저 악수를 청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긴 세월이 흐르고 잠실의 풍경도 변했지만, LG의 '신바람 야구'를 꿈꾸는 김용수의 마음은 그야말로 '노송'이었다.

 

"LG 선수단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이번에 좋은 성적 거둬서 1994년 우승의 기쁨을 달성하길 바랄 뿐이다. 옆에서 항상 응원해주겠다. 열심히 해달라."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 및 영상=잠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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