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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3-28 13:00:00, 수정 2019-03-28 15:29:42

    [화씨벽:김용준 프로의 골프볼 이야기] 우레탄볼과 서린볼 공존은 언제까지?

    • 현재 퍼포먼스가 가장 좋은 골프볼은 커버가 우레탄(이하 우레탄볼)이다. 우레탄볼 중에서는 어떤 메이커가 만든 것이 가장 좋으냐고? 난처한 질문이다. 내가 국산 골프볼 회사에 몸담고 있는 것은 애독자라면 다 아는 얘기 아닌가? 그러고 보니 내 답은 물어보나 마나이다. 하여간 우레탄볼은 탄성이 뛰어나다. 다른 소재 볼 보다 더 멀리 날아간다는 얘기다. 우레탄볼은 스핀도 잘 먹는다. 기량이 뛰어난 골퍼가 가까운 거리에서 샷을 하면 그린 위에 착착 멈춘다. 메이커를 불문하고 우레탄볼이 컨트롤 면에서 다른 소재보다 현격하게 뛰어난 것이 확실하다.

       

      비교 대상은 물론 커버가 서린 레진(surlyn resin)인 볼이다. 우레탄볼이 세상에 나온 지는 이미 한참 됐다. 세계적 케미칼 소재 업체 듀퐁이 우레탄이란 신소재를 개발하자 모 골프볼 메이커가 이를 골프볼에 적용한 것이다. 처음 우레탄 볼을 개발한 업체는 말 그대로 대박이 나면서 시장 선두로 나섰다. 그런데도 서린볼은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다. 서린보다 더 이전 골프볼 소재 발라타(balata)가 급속도로 밀려난 것과는 크게 비교된다.

       

      당시 발라타볼은 서린볼이 등장하고 나서 불과 수 년 만에 역사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퍼포먼스 차이가 워낙 크게 났기 때문이다. 물론 서린이 뛰어났다. 그런데 왜 퍼모먼스가 더 좋은 우레탄볼이 나온지 한참 됐는데도 서린볼은 목숨을 지키고 있는 것일까? 내가 보기엔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성능 대비 가격이다. 우레탄은 듀퐁이 개발해 독점으로 공급하는 소재다. 물론 서린 레진도 듀퐁이 개발한 것이다. 그래도 신소재 우레탄 값을 서린보다 훨씬 비싸게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우레탄볼이 생산원가가 상당히 더 높다. 골프용품샵에서 눈에 띄게 싼 값에 파는 볼을 본다면 십중팔구 서린볼이다.

       

      흰색 볼이라면 우레탄볼인지 서린볼인지 잘 구별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럴 때는 유명 브랜드 반값 언저리에서 새 볼을 팔고 있다면 서린볼이려니 하면 틀림 없다. 서린볼 성능은 내 기준으로 치면 최소한 우레탄볼 어깨까지는 간다. 그런데 값은 반이라니! 그래서 최고 퍼포먼스를 추구하지 않는 골퍼라면 서린볼도 마다 않는 것이다. 물론 유명 브랜드 우레탄볼과 값이 비슷한 서린볼도 있다. 바로 무광택 컬러볼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엑스페론골프도 무광택 컬러볼 제품을 만들고 있다. 무광택 컬러볼은 서린으로 만들어야 멋지다. 소재 특성이 그렇다.

       

      화씨벽 초기에 두 소재 재질을 비교하면서 설명한 적이 있다. ‘화씨벽이 뭐냐고’까지 묻는다면 절대 애독자가 아니다. 띄엄띄엄 쓴 내 죄다. 그래도 고개가 갸웃해진다면 화씨벽 첫 회부터 보고 올 일이다. 우레탄은 퍼포먼스가 뛰어나다는 장점 외에 단점이 있다. 바로 화려한 컬러를 섞으면 멋지지 않다는 것이다. 밀가루 반죽에 색소를 섞는다고 생각해 보자. 색이 고르게 배지 않을 확률이 높다. 우레탄 성질이 그렇다. 이에 비해 서린 레진은 색이 잘 먹는다. 물에 물감을 탄 격이다. 이런 특성을 이해했다고 치자. 독자라면 컬러볼 만들 때 어떤 소재를 쓰겠는가? 퍼포먼스가 뛰어나지만 색깔에서는 뭔가 아쉬운 우레탄을 사용하겠는가? 아니면 퍼포먼스를 조금(혹은 상당히 많이) 포기하고라도 서린을 선택하겠는가? 멋진 색을 얻기 위해 말이다.

       

      그 답은 이미 시장에 나와 있다. 컬러볼 대부분은 서린 재질이다. 유명업체 하나가 최근 컬러 우레탄 볼을 내놓았다. 그런데 색상이 딱 한 종류뿐이다. 이보다 먼저 우리회사도 서너 가지 색상으로 우레탄 컬러볼을 이미 출시했다. 우레탄으로 무광택 컬러볼을 만든 메이커도 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다. 우레탄볼은 역시 흰색이어야 제격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엘리트 골퍼는 컬러 우레탄 볼을 쓰는 비중이 워낙 낮다. 그러다 보니 엘리트 골퍼의 스킬을 본받으려는 골퍼들까지 흰색 우레탄볼을 선호하기 마련이라고 나는 분석하고 있다. 퍼포먼스 중심인 우레탄볼과 값싸거나 즐거움을 주는 서린볼의 공존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나는 상당히 오랫동안 갈 것이라고 본다.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골퍼와 예쁜 골프볼을 선택하는 골퍼가 필드에 공존하는 것만큼 오래 말이다. 혹시 아는가? 우레탄 퍼포먼스를 뛰어넘으면서도 서린 레진처럼 색을 자유자재로 물들일 수 신소재가 나올지. 물론 듀퐁만이 알 일이다.

       

      김용준 프로(KPGA 경기위원) ironsmith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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