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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민, 에이스 아니었지만, ‘위대한 선수’였다

입력 : 2019-03-26 21:52:26 수정 : 2019-03-26 21: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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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문성민(33·현대캐피탈)이 에이스 자리는 내려놨지만, 위대한 선수로 거듭났다. 문성민의 헌신이 아니었다면, 현대캐피탈의 정상 등극도 없었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26일 충남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치른 대한항공과의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5전 3선승) 3차전에서 승리했다. 적지에서 치른 1, 2차전에서 모두 승리한 현대캐피탈은 3전 전승으로 2016~2017시즌에 이어 챔프전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이 지난 2016~2017시즌 챔프전 정상에 올랐을 때, 주인공은 문성민이었다. 라이트 공격수 문성민은 팀 공격을 진두지휘하며 팀을 이끌었다. 최우수선수(MVP) 역시 문성민의 몫이었다. 문성민은 V리그에 몸담으며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올스타전 MVP를 모두 경험한 선수로 역사를 새겼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달랐다. 문성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백업 역할을 맡았다. 현대캐피탈이 자유계약(FA) 선수 레프트 전광인을 영입하고, 외국인 선수 라이트 파다르를 영입하면서 문성민의 포지션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애초 레프트로 전향했으나,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른 KOVO컵에서 리시브 불안을 드러냈다. 단시간에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전향하기가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이에 최태웅 감독은 문성민의 역할을 라이트 백업으로 돌렸다.

 

문성민은 이러한 큰 변화에 동요하지 않았다. 최태웅 감독 역시 고민이 많았다.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샜다. 이를 잘 알기에 문성민은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했다. 문성민은 “나는 감독님과 신뢰를 바탕으로 배구를 한다. 선수는 감독님이 원하는 배구를 해야 한다”면서 “내가 언제까지 주전이고, 에이스일 수는 없다.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히 하는 것이 내 임무”라고 설명했다.

 

당연히 모든 기록이 낮아졌다. 이번 시즌 78세트에 출전했는데, 이는 V리그에 처음 발을 내디딘 2010~2011시즌보다 1세트가 적었다. 득점도 163점이었다. 부상으로 16경기 출전에 그쳤던 2013~2014시즌 이후 최저 득점이었다. 강점인 서브도 지난 시즌 46개에서 반 토막 난 23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문성민은 기록에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팀의 주장으로 후배를 이끌고, 최태웅 감독을 보좌했다. 최태웅 감독은 “이런 선수는 처음 봤다. 아직도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고, 솔선수범한다”면서 “문성민이 있기에 현대캐피탈 특유의 끈끈한 배구단 문화가 생겼다. 문성민과 같은 선수와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라고 전했다.

 

문성민은 단순히 백업으로 자리를 지킨 것은 아니다. 적재적소에 코트를 밟아 기량을 뽐냈다. 챔프전 1차전에서도 공격을 주도하며 기선제압 선봉에 나섰다. 3차전에서도 승부처였던 4세트에 들어가 매서운 공격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바꿨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했다. 스타 선수라고, 에이스라고 해서 무조건 주전은 아니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 동료에게 힘을 불어넣는 선수가 진짜 팀의 에이스이다. 문성민은 이번 시즌 에이스 타이틀을 내려놨다. 하지만 누구보다 위대한 선수로 거듭났다. 현대캐피탈의 우승 원동력이기도 하다. 문성민의 행보는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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