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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천우희 "‘우상’, 괴롭기도 소중하기도 한 작품"

입력 : 2019-03-21 15:43:52 수정 : 2019-03-21 15: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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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배우 천우희는 볼수록 대단한 배우다. 어떤 배역이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매 작품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어 세상 어디엔가 있을 법한 캐릭터로 완성한다. 영화 ‘써니’(2011)를 시작으로 ‘한공주’(2014)와 ‘뷰티 인사이드’(2015), ‘해어화’(2016) 등 작품을 통해 천우희라는 장르를 구축했고, 영화 ‘곡성’(2016)으로는 인간의 존재가 아닌 그 이상의 것을 연기하며 미스터리한 캐릭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천우희가 출연하면 믿고 본다는 인식이 생길 만큼, 언제나 관객의 기대를 충족한 그다.

 

천우희가 영화 ‘우상’(이수진 감독)에 도전장을 던졌다. ‘우상’은 뺑소니 사고로 엇갈린 세 사람의 운명을 다룬 영화다. 극중 련화 역을 맡은 천우희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배우 한석규, 설경구와 호흡을 맞췄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천우희가 ‘두 배우의 아우라를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떠올랐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엔 ‘역시! 천우희’란 찬사와 함께 느낌표로 가득 찼다. 그만큼 천우희는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으로 련화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연기했고, 극의 한 축을 담당하며 영화적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천우희이기에, 천우희였기에 가능한 역할이었다.

 

천우희는 “왜 나는 항상 미스터리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할까?”라는 말로 운을 뗐다. 전작인 ‘한공주’, ‘곡성’에 이어 ‘우상’ 속 련화라는 캐릭터도 미스터리한 인물이어서다. 인물에 대한 전사가 전무할뿐더러, 사건의 키를 쥐고 있지만 그 어느 장면에서도 궁금증이 명확하게 해소되지 않는다. 어려운 영화 속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점에서 약간은 힘겨워 보이는 그였다.

 

천우희는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한국영화에서 어려운 캐릭터는 마치 내(천우희) 것처럼 받아들여질 때가 있다”며 “‘왜 나는 어려운 캐릭터만 연기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다른 한편으론 자부심이나 특별함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짐처럼 느껴질 때도 많지만,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그런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며 “그런 점에서 영화 ‘우상’은 괴롭기도, 소중하기도 한 작업이었다”고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렇다. 천우희가 연기한 ‘우상’ 속 련화는 캐릭터는 여배우가 감내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창백한 얼굴에 눈썹도 없고, 살벌한 조선족 말투에 극단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이와 동시에 련화는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불쌍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살기 위해, 자신을 지키기 위해 거침없는 삶을 살아야 했던 련화를 ‘납득할 수 있게’ 연기한 천우희의 힘이 새삼 대단해 보였다.

 

천우희는 “외형적인 모습, 입을 통해 나오는 살벌한 말투만 보면 무시무시한 인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연민이 느껴지는 불쌍한 캐릭터였다. 연기하면서 고민이 많았다”며 “‘왜 이 친구가 이렇게까지 행동할까’ 고심 또 고심했다. 주어진 장면이 많지 않았기에, 짧은 시간에 련화라는 인물을 관객들에게 납득시켜야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작품을 위해 눈썹까지 밀어야 했던 천우희는 “연기하면서 자기 감상에 빠지는 걸 싫어한다. 연기 후유증이 없도록 스스로 단속한다”며 “다만 눈썹이 없어 집 밖에 나가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TV를 보면 여배우들이 예쁜 모습으로 연기하는데, 왜 나는 괴로운 길을 걸어야 하나 한탄스럽기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천우희는 “故 김주혁 선배 일을 겪고 나서 느낀 점이 많다.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해봤다”고 힘주어 말하며 “그런 시기에 ‘우상’을 촬영했다. 배우라는 삶, 연기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시기였다. 맹목적으로 ‘연기’에 집착하지 않았나 반성했고, 그 결과 초심을 되찾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천우희는 “‘우상’이 내 필모그래피에 어떤 작품으로 기록될지 궁금하다”며 “영화에 대해 ‘어렵다’, ‘불친절하다’는 반응이 많더라. 일단 겁먹지 말고, 영화를 본 다음에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분명 남는 게 많을 것”이라고 관전팁을 전했다.

 

giback@sportsworldi.com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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