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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김기태 감독의 배려, 약하다는 평가 뒤집을까

입력 : 2019-03-20 09:10:39 수정 : 2019-03-20 17: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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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기회는 선수들이 잡는 겁니다.”

 

삼성이 지난 2014년까지 왕조를 구축할 당시 류중일 감독(현 LG)이 강조한 말이다.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 부진으로 이탈한 경우 새로운 얼굴들이 두각을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동일한 의미가 담긴 말이 2019시즌 KIA 더그아웃에 유행처럼 번졌다. ‘유망주들에 기회를 주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김기태 KIA 감독이 “기회는 내가 주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잡아야 한다”고 답한 게 시작이었다.

 

본격적인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은 엔트리 구상을 확정했다. 코치진과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하는 일만 남았다. 사실 이미 옥석은 다 골랐다. 실전을 치르면서 변동은 있을지라도 기존 계획에 큰 변화는 없다. "한 자리를 빼놓고 확정했다"고 귀띔한 감독도 있다. 보직을 미리 정해놓는 유형, 시즌 중에 적확한 역할을 찾아내는 타입 등 감독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2019시즌 계획은 모두 끝났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기태 감독이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승리를 거두며 밝게 웃고 있다. 김용학 기자

KIA는 여전히 경쟁 중이다. 김기태 감독이 최종 엔트리에 대해 속 시원히 대답하지 않아서다. 스프링캠프부터 전력 누수가 심한 만큼 의문과 기대가 양립해왔다. 이범호가 빠진 3루수와 테이블세터, 유력 후보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4~5선발과 불펜까지. 시범경기 출전 선수만 봐도 몇몇 후보군을 추려낼 수 있었다. 다만 김 감독은 최종 엔트리에 대한 확답만은 피했다. 왜 그랬을까.

 

“선수들이 동요할 수 있습니다.” 김 감독의 속뜻은 ‘배려’였다. 최소 4명의 선수가 한 포지션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펼친다. 그중 한 명은 한 시즌 동안 주전이 된다. 다른 한 명은 백업, 그리고 나머지는 기회마저 잡기 쉽지 않다. 기억 속에서 잊히는 경우도 잦다. 만약 김 감독이 진작부터 주전 선수를 공언했다면 어땠을까. 경쟁 시작도 전에 선수들이 느낄 허탈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동기부여를 극대화하려는 김 감독 나름의 묘수인 셈이다.

 

개막 라인업과 정규시즌 마지막 엔트리. 김 감독은 선수들이 후자를 갈망하길 바란다. “시즌을 마쳤을 때 어떤 위치에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 감독의 배려가 낳을 결과는 어떨까. 양현종과 안치홍의 뒤를 이을 새로운 호랑이가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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