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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3-12 20:00:00, 수정 2019-03-13 09:58:35

    [SW의눈] 박병호, 첫 타석 홈런서 나타난 ‘2번 타자의 득과 실’

    • [스포츠월드=고척 권영준 기자] ‘쾅! 내가 공포의 2번 타자 올시다!’

       

      2번 타자로 변화를 선택한 박병호(33·키움)가 시범경기 첫날 첫 타석에서 대형 아치를 그렸다. 박병호는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의 ‘2019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2번 1루수로 출전해 솔로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6회 수비 때 교체되기 전까지 3번에 타석에 서서 3번 모두 출루했다.

       

      강렬한 첫인사였다. 첫 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폭발했다.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상대 선발투수 타일러 윌슨을 상대로 1B에서 2구 144㎞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35m의 대형 홈런이었다.

       

      개막을 앞둔 키움의 최대 화두는 간판타자 박병호의 타순이다. 지난 시즌까지 “무조건 4번”이라며 고정 타순에 배치했던 장정석 키움 감독은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면서 변화를 고민했다. 그리고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박병호를 2~3번에 배치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장정석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무조건 4번이 박병호에게도 부담이지만, 대체자 역시 부담을 느끼더라”라며 “전술적인 판단 아래 박병호의 타순에 변화를 주기로 했지만, 심리적인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고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장정석 감독은 이날 박병호를 2번에, 4번에 서건창을 배치하는 파격 라인업을 구성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사실 박병호는 스프링캠프에서 6차례 연습경기에서 14타수 5안타를 기록했지만 홈런은 1개도 없었고, 삼진은 6개나 당했다. 하지만 본 게임에 들어가자 본능이 살아났다. 박병호는 첫 타석에서 대형 홈런을 작렬하며 타순 변화와 관계없이 거포의 존재감을 알렸다. 2번째 타석에서도 박병호는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로 날카로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일단 성공적인 2번 안착이다. 그러나 장정석 감독의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장단점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장 감독은 “박병호가 2번에 자리 잡으면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개인, 팀 출루율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반면 개인 타점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체력적인 안배도 필요하다”고 득과 실을 설명했다.

       

      장 감독의 예상은 3번의 타석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첫 타석 홈런은 솔로포를 가동했다. 다음 타석에서도 선두 타자로 나와 안타를 생산했고, 후속타를 통해 홈까지 밟았다. 볼넷까지 포함해 출루율 100%였고, 덕분에 팀 출루율도 높아졌다. 이날 팀이 올린 4득점 가운데 3득점이 박병호의 방망이에서 시작했다. 팀도 4-1로 승리했다. ‘득’은 분명히 나타났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4번에 배치했다면 2개 이상의 타점을 생산할 수 있었다는 가정법이 만들어진다. 체력 소모도 마찬가지.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서야 하고, 주루 플레이도 그만큼 많아진다. 수비까지 소화해야 한다. 장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박병호는 지명타자를 선호하지 않는다. 수비 움직임을 통해 전체 플레이의 감을 이어가는 스타일이다. 그렇다면 체력 안배를 위해서는 지명타자를 감수하고 출전하거나 휴식일을 부여해서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팀이나 개인의 타격감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부분이다. 박병호는 "지명타자로 타율이 높지 않지만, 선수는 감독이 하는 야구를 해야 한다. 대화를 많이 했고, 그 부분에 대해 준비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경기 후 "타석이 빨리 돌아오고, 많은 타석에 들어서는 것을 체감했다. 하지만 2번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담감은 없다"라며 "경기 후 동료들에게 농담으로 ‘테이블 세터 역할 잘해지?’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오히려 책임감이 더 생겼다"고 활짝 웃었다. 

       

      장 감독은 “결정을 완전히 내린 것은 아니다. 시범경기를 통해 최적화한 타순을 찾을 것”이라며 “결론이 나면 이후에는 고정 타선으로 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강한 2번 타자’가 KBO리그의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른 가운데 박병호의 타순이 어디로 결정 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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