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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3-07 03:00:00, 수정 2019-03-06 18:53:31

    잘 나가는 국산차… 유럽에서도 ‘위풍당당’

    쌍용·기아차, 제네바 모터쇼 참가 / 코란도·이매진 바이 기아 첫 공개 / SUV·친환경차로 유럽 ‘취향저격’ / 씨드는 ‘올해의 차’ 시상식서 3위
    • [제네바(스위스)=한준호 기자] “아! 아시아 차로는 처음으로 유럽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되나요?”

      행사 사회자의 흥분한 목소리와 함께 지난 4일(이하 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에서 열린 ‘2019 올해의 차 유럽’ 시상식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행사장에 몰린 전 세계 자동차 기자들 사이에서도 탄성이 쏟아졌다. 막바지 영국 기자들의 투표 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 기아자동차 준중형 해치백 ‘씨드’는 스페인과 헝가리 등 유럽 기자단의 압도적인 표를 얻어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막판에 결과가 뒤집히고 말았다. 영국 기자들이 재규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PACE(아이페이스)에 몰표를 주면서 결국 총 7개 차종 중 1위로 올라섰고 씨드는 알파인 A110에도 밀려 3위에 그쳤다.

      유럽에서 매년 가장 먼저 시작하는 자동차 국제 행사인 제네바 모터쇼의 개막 전 첫 행사는 ‘올해의 차 유럽’ 시상식이다. 유럽 기자단이 나라별 진행한 투표 결과를 합산해 발표한다. 여기서 국산차 중 이번에 유일하게 최종 7개 차종 후보에 오른 기아차 씨드는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는다. 이처럼 유럽에서 국산차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 중 기아차와 쌍용차, 단 두 기업만 참여한다. 한국지엠은 본사인 미국 지엠이 유럽 시장에서 철수했고 르노삼성차도 늘 제네바 모터쇼에서 르노그룹 전체 회의가 열리지만 올해는 일정이 없어 따로 참여하지 않았다. 현대차도 신차 출시 일정과 맞지 않아 이번에 불참했다. 국산차뿐만 아니라 볼보, 재규어 등 해외 자동차 기업들도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국산차 관계자는 “모터쇼도 선택과 집중을 위해 모두 참석하지 않는 추세인 데다 다른 마케팅에 더 비용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제네바 모터쇼는 유럽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꿰뚫어볼 수 있는 주요 행사로 위상이 여전하다. 특히 ‘올해의 차 유럽’ 행사로 첫 테이프를 끊기에 주목도가 확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아차 씨드가 비록 최종 3위에 그쳤음에도 위력적인 한 방을 보여준 것이다.

      기아차는 5일 제네바 모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유럽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미래에 부응하는 첫 모델을 공개했다. 바로 차세대 크로스오버 전기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Imagine by KIA)’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 것이다. ‘Imagine by KIA’는 단순히 첨단 기술들을 대거 탑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운전자의 감성적인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인간 지향적 디자인을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기아차는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e-쏘울(국내명 쏘울 부스터 EV), 니로 HEV와 PHEV 등 상품성 개선 차종으로 친환경차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에밀리오 에레라 기아차 유럽권역 본부 최고운영책임자는 “‘Imagine by KIA’는 기아차가 추구하는 전기차 모델의 미래 지향적 가치를 담아낸 신개념 전기 콘셉트카로, 혁신적인 기술 비전은 물론 인간 지향적 디자인 방향성을 담아낸 새로운 도전의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기아차는 현대차와 함께 2018년 유럽 시장에서 누적 100만대 이상을 팔았다. 기아차는 유독 유럽 시장에 집중해왔다. 현장에서 만난 국산차 관계자는 “기아차는 일찌감치 유럽 시장에 진출해서 인지도도 있고 해치백과 소형차를 중심으로 인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제네바와 프랑스 국경도시인 론알프 안느마쓰에서는 유럽차들 틈에서 당당히 도로를 달리는 기아차와 현대차를 볼 수 있었다.

      쌍용차 역시 유럽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끈 소형 SUV 티볼리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기아차와 같은 날 프레스데이를 마친 쌍용차는 준중형 SUV 코란도를 유럽 최초로 알렸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는 당일 “혁신적인 기능과 최신 기술을 추구하는 젊은 고객층을 통해 유럽 준중형 SUV는 가장 크고 인기 있는 시장이 됐다”며 “혁신을 통해 최상의 경쟁력을 갖춘 코란도는 최신 추세를 추구하는 유럽 고객에게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했다.

      2월 말 출시행사를 갖고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코란도는 혁신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에 3단계에 근접한 2.5단계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했고 고급차 편의 및 안전사양까지 갖췄다. 쌍용차는 올해 하반기부터 코란도와 더불어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을 유럽에서 시판하고 중남미, 중동, 오세아니아 지역 등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럽 SUV 시장은 완성차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제1의 수출전략 지역인 만큼 신제품을 우선 투입하게 됐다”며 “이미 티볼리가 매년 2만여대 정도 팔리고 있는데 신형 코란도와 함께 렉스턴 스포츠 칸이 무쏘 그랜드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시작해 더욱 다양한 차종을 현지에서 갖추게 됐다”고 강조했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도로 폭이 좁고 주차공간이 적은 편이라 작은 차를 선호하는 편이며 대부분의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경제성도 고려대상이다. 배기가스 등 각종 환경 규제도 엄격한 편이라 이를 충족시켜야 한다. 제네바와 론알프 안느마쓰 도로 위에 달리는 차량 대부분은 경차나 해치백이었고 중형세단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 이후 경유차 규제도 강화돼 압도적이었던 경유차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 휘발유차보다 8대2 정도로 경유차가 많았는데 요즘 들어서는 규제가 강화되고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까지 터지면서 5대5 정도로 줄어들었고 앞으로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연유로 기아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전기차 중심으로 친환경차를 대거 선보였다. 쌍용차도 코란도에 현지 시장 수요에 맞는 고효율의 가솔린 엔진을 추가하고 새로운 규정의 유로 배기가스 기준인 NCAP 5-STAR를 만족하는 안전성까지 확보했다. 모터쇼에서 만난 스페인 국적으로 쌍용차를 개조해 참여한 다카르 랠리에서 우승한 드라이버인 오스카 후에르테스는 “쌍용차뿐만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차도 유럽에서는 기술이 뛰어난 자동차 회사로 인식된다”며 “이제는 일본 자동차와 품질에서는 별 차이가 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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