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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제주 이창민이 개막포에도 웃을 수 없던 이유

입력 : 2019-03-04 06:20:00 수정 : 2019-03-03 12: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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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이창민(25)이 시원한 중거리 슈팅으로 제주유나이티드의 2019시즌 개막포를 열었지만, 마냥 웃을 수가 없었다.

 

제주는 지난 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1-1 무승부를 거뒀다. 시즌을 알리는 첫 경기인 만큼 양 팀 감독들은 최정예 멤버를 꾸렸고 조성환 제주 감독은 핵심 미드필더인 이창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날 출격으로 이창민은 지난해 11월 서귀포에서 운전 미숙으로 교통사고를 낸 뒤 5개월여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조 감독은 “팬분들도 이창민과 관련된 소식을 아셔야 한다”라며 조심스럽게 입을 뗀 뒤 “유가족분들과 합의가 이뤄졌다. 부상 중인 1명과도 합의를 마쳤으며, 나머지 분과도 거의 합의가 된 상태다. 특히 유가족께서 이창민의 축구 선수로서 미래를 많이 걱정하고 위로해주셨다”라며 이창민이 선발로 뛸 수 있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격한 이창민은 탁월한 조율 능력과 날카로운 패스, 이따금 터지는 정확한 슈팅으로 제주의 허리를 책임졌다. 팽팽한 경기가 진행되던 전반 35분에는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인천 골망을 흔들며 제주에 리드를 안겼다. 비록 후반 15분 무고사에게 페널티킥 실점하며 승점 1점에 그쳤지만, 결과적으로 이창민의 선발 출전은 선수뿐만 아니라 구단에도 좋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조 감독도 이창민도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비단 무승부에 그친 결과 때문만이 아니었다. 조 감독은 경기 후 “과거의 일들이 묻힐 수는 없다. 선수는 그라운드 안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게 축구 팬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골로 더 나아지길 바란다”라며 제자를 묵묵히 응원했다.

 

당사자인 이창민 역시 “(득점 당시)많은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가지 감정이 들어서 울컥했다. 감독님께 죄송하고 고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더 노력하겠다”라며 축구로 보답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합의했다고 사고이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창민은 이전처럼 밝게 축구하기 어려울 수는 있지만, 축구 선수인 자신을 위해 힘겹게 손을 잡아준 유족들을 생각해서라도 다시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어야 한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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