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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행 알짜 노선 잡아라"… 아시아나 - LCC '공중전'

입력 : 2019-02-20 03:00:00 수정 : 2019-02-19 18: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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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발 노선 확대… 신규사 1곳 선정 / 부산 노선은 금호 계열사 에어부산에 / 아시아나 “대형기 활용해야 효율적” / LCC “독과점 NO… 가격 판도 바꿔야” / 경쟁 치열… 26일 국토부 발표에 주목

[정희원 기자] 국내 항공사가 이달 말 배분을 앞두고 있는 몽골 하늘길 운수권을 두고 치열한 물밑작업에 나서고 있다. 항공사들은 ‘행운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는 중이다.

◆항공업계, ‘알짜’ 울란바토르 노선 잡아라

이번 운수권 배분은 정부가 지난달 개최한 한-몽골 항공회담에서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운항사를 2개로 증가시키고, 공급석도 1656석에서 2500석으로 늘리는 데 합의하면서 현실화됐다. 이번 인천~몽골 운수권은 1개의 신규 항공사가 확대된 주3회를 모두 가져가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오는 26일 열리는 항공교통심의위원회에서 신규 취항사를 발표한다.

한국과 몽골은 1991년 항공협정을 맺을 당시 1국 1항공사 체제에 합의했었다. 이후 국내 대한항공과 몽골 미야트항공이 하늘길을 독점해왔다. 3시간 거리를 70~90만 원을 받아오며 ‘재미’를 봤던 셈이다. 성수기에는 100만 원 이상을 호가했다.

이렇다보니 독점항공 취항으로 항공권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지고, 항공권이 늘 부족해 결국 승객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매년 몽골 항공수요는 높아지는데, 이를 소화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복수항공 취항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인천~몽골 노선은 항공사들이 꼽는 알짜배기 노선이다. 몽골 관광객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이 노선 평균 탑승률은 70~80%을 자랑한다. 성수기에는 90%를 상회한다. 2018년 한국과 몽골을 오간 사람은 약 33만 명으로, 연평균 약 11%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몽골 노선은 에어부산에?… 인천 노선 주인공은?

현재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이 인천~울란바토르 운수권을 신청한 상태다. 아시아나 대 저비용항공사(LCC) 경쟁구도가 잡힌 모양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형 항공기를 활용해 좌석운영 효율성을 높일 것을 근거로, LCC 측은 대형항공사의 독과점 해소와 시장 가격 하락효과를 내세우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LCC들은 정부가 주장하는 ‘항공업계 독과점 해소’ 정책을 고려한다면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아시아나에 주지 않는 게 맞다고 강조한다. LCC에서 근거로 드는 것 중 하나가 부산∼몽골 노선 사례다. 현재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에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이 취항하고 있다.

이 역시 회담을 통해 운항횟수와 좌석수가 늘었다. 다른 LCC의 부산 노선 신청 가능성은 거의 없어 현재 운항중인 에어부산에 운수권 배분이 확실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에어부산이 부산~몽골 운수권을 확보하다시피 한 상황에 인천 노선까지 아시아나에 배정된다면 이는 독점 해소가 아닌 과점으로 바뀌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에 대해 ‘효율적인 운행이 우선 아니겠느냐’는 입장이다. 더욱이 아시아나는 290석 규모를 갖춘 대형기 A330을 소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늘어난 844석의 좌석규모와 주3회 운항편수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다. 현재 몽골 노선을 운항중인 대한항공의 항공기도 A330-300이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증가한 좌석규모와 편수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1회 비행당 281석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최대 189석 규모인 항공기를 보유한 저비용 항공사는 270여 좌석을 쓰지도 못하고 날리게 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LCC의 논리대로라면 이번 운수권을 LCC가 획득하더라도 그 또한 과점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LCC “정부, 독과점 해소 목표 잊지 말아야”

LCC 업체들은 효율성보다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LCC가 몽골 울란바토르 취항에 진입하면 소비자 편익 관점에서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한 LCC 관계자는 “과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양분했던 괌·사파이 노선에 진에어·제주항공·티웨이 등이 취항하면서 시장가격을 낮춘 사례가 있다”며 “몽골 노선에도 LCC 투입 이후 가격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한항공 몽골 노선 요금이 비쌀 때에는 100만 원이 넘는데, 운항 거리가 비슷한 홍콩 노선만 봐도 30만 원대에 티켓을 구할 수 있다”며 “LCC 항공사가 몽골 노선에 들어갈 경우 가격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LCC 항공사들은 무엇보다 국토교통부가 2018년 11월 발표한 ‘항공산업 제도개선 방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LCC가 신규 취항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신규 운수권 배분 자격 규정을 설명하며 “중대 사고가 발생하거나 임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운수권 신규 배분 신청자격을 박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진에어는 2018년 외국인 등기이사 등재 문제로 국토부로부터 경영혁신이 이뤄질 때까지 신규 노선 취항 등의 제재를 받고 있어 이번 운수권 배분 대상에서 제외됐다. 운수권 신청에 나선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이른바 ‘기내식 대란’과 박삼구 회장의 ‘오너리스크’로 소란을 겪은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박삼구 회장에서 비롯된 논란은 모두 무혐의 처리됐고, 기내식 대란사건도 사실은 3일만에 정리가 된 만큼 문제될 사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수익 노선 취항의 기회를 맞은 다수 항공사와 달리 운수권을 추가로 받을 수 없어 향후 인천~몽골 노선에서 신규 항공사와 경쟁에 나서야 한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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