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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SKY 캐슬’ 오나라 “무대서 배운 성실함이 무기…젊은 감각 유지하고 싶어요”

입력 : 2019-02-18 11:41:41 수정 : 2019-02-18 11: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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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배우 오나라에게 ‘SKY 캐슬’은 ‘기적’이다. 그는 “로또 같은 일이 모두에게 벌어지는 건 아닌데, 작품 안에서 ‘진진희’ 캐릭터로 존재감을 인정받고 사랑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기적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찐찐이를 어떻게 보내나”라며 너스레를 떨며 “사람들이 이름을 불러주고 알아봐 주는 게 꿈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더 놓을 수 없는 작품이 ‘SKY 캐슬’이다. 

이달초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극. 배우 오나라는 캐슬 내의 독보적인 캐릭터 진진희를 연기했다. 얌체 같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하며 ‘SKY 캐슬’ 최고의 신스틸러로 활약한 그는 ‘찐찐’이라는 애칭과 “어마마”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작품의 인기를 견인했다. 

 

십수년의 무대경험으로 쌓은 내공을 마음껏 펼치고 있는 오나라. ‘품위있는 그녀’부터 ‘나의 아저씨’ ‘SKY 캐슬’까지 출연했다 하면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그다. 이처럼 인기 작품 속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어 냈지만 그는 아직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더 진정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배우 오나라를 완성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신드롬급의 인기였다. ‘SKY 캐슬’을 마친 소감은. 

 

“사실 배우들은 15%가 넘었을 때부터 시청률 감각이 사라졌다. 시청률 추이보다는 이렇게 훌륭한 작품으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달려왔다. 1회 시청률을 보고도 전혀 기죽지 않았다. ‘품위있는 그녀(이하 ‘품위녀’)’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고, 더욱이 ‘SKY 캐슬’ 1회를 본 순간 ‘아, 끝났다. 찢었다’ 생각이 들었다.(웃음) 2회부터는 터지겠구나 확신했다. ‘품위녀’의 시청률도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기준을 넘어간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뛰더라. 시청률 추이를 보고는 ‘이래도 되나’ 부담이 됐다. 앞으로는 어떻게 하나, 이 부담감을 어떻게 이겨내나 생각도 했다. 나는 참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품위녀’부터 ‘SKY 캐슬’까지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다. 그동안은 작품을 즐기며 했는데 이제 차기작은 어떻게 하지 걱정도 된다. 사람들이 기대를 많이 할텐데, 지금처럼 이어가면 통할까 생각도 든다. 차라리 작품할 때가 나은 것 같다. 마냥 행복했는데, 작품이 끝나고 나니 부담감이 조금씩 온다.”

-진진희 캐릭터는 어떻게 만들어 나갔나.

 

“‘나의 아저씨’가 끝나고 빠져 나오기가 너무 힘들었다. 정희는 오랜만에 한없이 눈물을 흘리는 가슴 아픈 역할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힐링이 됐다. 내 안에 숨어있던 고독을 마음껏 꺼낼 수 있는 역할이어서 행복했다. 그래서인지 5개월이 넘도록 고통스럽도록 빠져살았다. 차기작을 해야 하는데, 생각하는 찰나에 ‘SKY 캐슬’이 들어왔다. 비비드 색이 잘 어울리는 단역배우 출신의 인물. 극의 분위기를 높이는 감초 역할이라는 캐릭터 설명도 너무 간결했다. ‘나의 아저씨’ 정희와 반대되는 인물이구나 생각했다. 특히 비주얼 적으로 어필한다면 더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겠다 싶었다. 원색 계열의 의상, 과감한 악세서리, 거기에 진진희의 트레이드 마크인 넘김머리까지 준비했다. 나를 많이 투영시켰다. 가장 ‘오나라다운’ 모습을 많이 보여준 캐릭터여서 애정이 가는 게 사실이다.”

 

“진진희의 발랄한 이미지는 나와 비슷하다. 그것보다는 수한이라는 아이의 엄마라는 점에 덜컥 겁이났다. 엄마 같았으면 좋겠는데 흉내내는 연기를 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다. 그런데 생각을 많이 한다고 답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더라. 수한(이유진)이는 ‘SKY 캐슬’이 데뷔작이었다. 순수한 아이가 나를 쳐다보는 데 그냥 사랑스럽더라. 정을 쌓아 가다보니 6회쯤 동생 같다가 아들 같은 느낌이 처음 들더라. ‘엄마도 몰라서 그랬다. 처음이라서 미안하다’라며 안아주는 데 처음 그 아이가 내 아이 같았다. 아이들이 같이 모여있는 신에서 수한이가 주눅들어 있으면 화나고 잘하면 기뻤다. 많은 분들이 ‘진진희 같은 엄마가 돼야지’ 생각해 주니 뿌듯하다.”

 

-조재윤과의 특급 케미로 화제가 됐다.

 

“초반부터 진진희 캐릭터를 너무 잘 살려주셨다. 인간 오나라에게도 항상 ‘예쁘다, 잘한다’ 칭찬해 주셨다. 사실 진진희만 보면 비호감에 가까운 사람이다. 줏대없고 이간질하고 얄밉기까지한데 남편이 보듬어 준다. 그런 훌륭한 남편이 어디있겠나.(웃음) 실생활에서도 그런 남편을 만나는 게 베스탈고 본다. 초반에는 이유없이 윽박지르고 화내는 모습이 많았다. 그럼에도 조재윤씨는 ‘화내는 것도 귀엽다’고 해주더라.(웃음) 나는 상대 배우가 주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게 사랑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조재윤 씨 덕분이었다.”

-수한이와의 호흡은 어땠나.

 

“너무 기특했다. 가끔 ‘엄마, 나는 이게 자연스러운 데 사람들은 자꾸 자연스럽게 연기하라고 한다’고 속상해 하더라. 그래서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움’이어야 한다고 알려줬다. ‘수한이한테 자연스러워야지 유진이에게 자연스러우면 안된다’고 말했다. 말하면서 나도 배우게 됐다. 누군가를 가르칠 때 항상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진심으로 말하는 것, 나는 그걸 지키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웃음)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디까지가 대본, 어느 정도가 애드립이었나.

 

“애드립은 엄청 많았다. 나열하면 오늘 안에 다 안 끝날거다.(웃음) 작가님이 써준 대본에 많은 애드립이 가미됐다. 현장에서 즉석으로 나온 애드립이 아니었다. 그러면 꽁트 같아진다. 미리 준비해서 상황에 맞는 애드립을 보여주니 감독님이 좋아해 주시더라. 뭐든 상황에 맞는 게 중요하니까 애드립도 진정성있게 준비했다.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게 해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마음껏 놀아라’하는 마음으로 날 풀어주셨다. 항상 진진희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했다. 만약 진진희라면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부담도 됐을 것 같은데.

 

“무대에서 로코를 많이 해서 그런지 분위기를 업 시키는 감초 역할을 많이 맡아왔다. 오나라라면 이 장면을 어떻게 표현할까 ‘관람’하는 감독님들이 많으셨다. 그 중에서 신선했던 감독님은 ‘나의 아저씨’ 김원석 감독님이었다. 애드립을 하나도 안 해도 정희라는 인물을 훌륭하게 표현하게 만들어 주시더라. 사실 진진희도 굉장히 부담스러운 캐릭터였다. 항상 주변에서 맴돌고, 진진희의 신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나름대로 살려는 몸부림이 애드립이었던 것 같다. 애드립을 기대하기 시작하니까 나중에는 숙제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제대로 이름을 알렸는데.

 

“1997년도에 데뷔해 18년 정도 뮤지컬 배우로 일했다. 대학생 때부터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난 이후에 오래도록 연기 생활을 하기 위해선 매체도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서른이 넘어설 즈음에 새롭게 신인으로 시작했다. 뒤늦은 시작이었고, 순탄하진 않았다. 나이 많은 뮤지컬 배우 출신 여배우는 소속사들이 받아주지 않더라. 그때부터가 난관이었다. 혼자서 운전하고 스타일리스트 픽업하면서 작품을 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봐준 대표님이 회사로 영입해 주셨고, 자리잡기 시작했다. 지금 이름을 불러주고 알아봐 주시는 게 꿈 같다. 한 명의 여배우로 불러 준다는 것이 참 좋다.”

-‘SKY 캐슬’의 연기에 만족하나.

 

“아니다. 평소에도 나는 매니저를 괴롭히는 배우다. 방금 촬영하고 와도 차에서 매니저를 들들 볶는다.(웃음) 내 연기에 한 번도 만족해 본 적이 없다. 부족함을 항상 느끼고 있다. 거침없고 연기가 잘 될 때는 자칫 교만에 빠질 수 있는데, 그런 가시가있다는 게 나를 계속 자극시킨다. 오히려 감사한 부분이기도 하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성실하게 일하고 있구나’하는 자부심은 있다. 무대에서 매체로 넘어오면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신인의 입장에서 시작해서 ‘신인병’ 비슷한 무언가가 남아있다. 현장에도 가장 먼저 도착하고, 신이 바뀌어도 가장 먼저 준비한다. 아마 무대에서 배운 성실함인듯 하다. 그것만은 자신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후배들에게 먼저 인사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내 꿈이다. 그러기 위해 젊은 세대들과 소통을 계속 유지하면서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싶다.10대, 20대 친구들과 대화가 통하는 게 꼰대가 되지 않는 방법이지 않을까.”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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