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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두 남자의 미국횡단 여정 '그린 북'… 척추엔 '빨간 불'

입력 : 2019-02-13 03:00:00 수정 : 2019-02-12 21: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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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에도 귀성·귀경길에 나선 자동차들로 전국의 도로가 북새통을 이뤘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설날이었던 지난 5일 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은 574만 대에 달했다. 고향에 가기 위해 10시간 이상 고생해야 했던 예전에 비하면 훨씬 나아졌지만, 매년 명절마다 도로 위에서 정체가 풀리기만을 기다리는 풍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개봉한 ‘그린 북’은 귀성객들의 처지처럼 도로를 하염없이 달리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로드무비다. 영화의 배경은 흑인차별 금지가 법제화되지 않았던 1962년 미국이다. 백악관에 초청될 정도로 뛰어난 흑인 피아니스트인 셜리(마허샬라 알리 분)는 흑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예제의 잔재가 남아있는 미국 남부 지역 투어를 자처한다. 그리고 거친 입담과 주먹으로 뉴욕에서 악명 높은 토니(비고 모텐슨 분)를 자신의 운전기사 겸 경호원으로 고용한다.

흑인 고용주인 셜리와 백인 부하직원 토니는 자동차라는 좁은 공간에서 서로 티격태격하며 갈등을 겪지만 이내 인종을 넘어선 우정을 쌓아나간다. 두 사람은 빡빡한 공연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차 안에서 보낸다. 그러나 영화에 너무 몰입한 탓일까. 적막한 도로를 말없이 달리는 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필자도 덩달아 귀성길에 오른 것처럼 찌뿌둥한 기분이 느껴졌다. 관람객들 중에서도 몸을 고쳐 앉거나 가볍게 스트레칭하는 이들이 보였다.

실제로 장시간 운전은 척추건강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다. 앉은 자세는 서 있을 때 보다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50%가량 증가한다. 척추가 장시간 압박받으면 허리에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이렇듯 척추에 부담이 누적돼 생기는 근골격계 질환을 ‘척추피로 증후군’이라 하는데, 심해질 경우 추간판탈출증(디스크)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통해 한의사가 직접 경직된 관절과 뭉치고 굳은 근육을 바로 잡아 척추 통증을 치료한다. 또 약침, 침, 뜸의 침구요법과 체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부항요법을 병행한다.

척추피로 증후군 예방에 가장 좋은 것은 휴식이다. 2시간 이상 연속 운전하는 것은 삼가고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자. 쉬어가거나 동행자와 운전을 교대하는 것도 좋다. 운전자세 도 중요한데 등받이는 110도를 유지하고 엉덩이를 좌석 깊숙이 넣어 등을 등받이에 밀착시키는 게 핵심이다. 허리 뒤쪽에 쿠션을 받치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계속되는 운전 강행군이 몸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인지 토니는 극 후반 운전대를 잡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지친 모습을 보인다. 명절 직후에는 장거리 운전으로 인해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그만큼 운전이 척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반증이다.

연휴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했음에도 허리나 목이 뻐근하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척추에 무리가 간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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