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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1점 남긴 헤인즈 교체, 대기록 달성 꼭 홈에서 해야 하나

입력 : 2019-02-06 11:30:22 수정 : 2019-02-06 19: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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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누구를 위한 관행인가.

 

‘관행’이 팬들의 볼 권리를 막아 세웠다. 설 연휴를 맞아 잠실실내체육관을 찾은 1763명의 관중이 대기록 달성 목격을 목전에 두고 발을 돌렸다.

 

지난 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삼성과 SK의 맞대결이 열렸다. 설 당일에 열린 ‘S-더비’뿐 아니라 애런 헤인즈(38·SK)의 대기록 달성이 달린 경기였던 만큼 많은 관중이 잠실을 찾았다. KBL은 경기 개시에 앞서 양 구단에 기념행사 진행에 관해 양해를 구했고 경기 내용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유동적인 행사 진행에 합의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헤인즈는 통산 9972득점을 기록했다. 최근 3경기 연속 30득점 이상을 기록한 터라 1만 득점 대기록 달성 확률이 높았다. 1만 득점은 KBL에서도 단 3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이다. 서장훈, 추승균, 김주성(이상 은퇴) 등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이름 옆에 KBL 역대 4호, 외국인 선수 최초로서 한국 농구 역사에 이름을 새기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문경은 SK 감독은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헤인즈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1만 득점 대기록 달성을 홈구장, 홈팬 앞에서 하겠다는 이유에서다. 27득점으로 1만 기록에 단 1점만 남겨 놓은 상황이었고, 점수 차도 16점이었기 때문에 승패에 영향을 미칠 리 없었다. 그럼에도 앞서 서장훈, 추승균, 김주성 모두 홈구장에서 대기록을 달성했듯, 같은 길을 밟게 하겠다는 것이다.

 

대기록 탄생을 직접 보기 위해 설 연휴에도 잠실체육관을 찾은 1763명의 관중은 뒷전이 됐다. 대신 대기록 달성의 순간은 관중 수도 확신할 수 없는 다음 홈경기로 미뤄졌다. KBL 관계자 역시 “행사는 미리 준비돼있는 상태였지만 선수기용은 감독 고유 권한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선수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다만 경기장을 찾는 관중은 구단은 물론 프로농구의 동력이다. 관중 없이는 구단도, 리그도 없다. 대기록 달성 순간을 눈에 담고자 경기장을 찾은 관중을 존중하기는커녕 그들의 발걸음을 외면한 것이나 다름없다. 관행을 답습한 문 감독의 판단이 안타까운 이유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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