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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정 작가 “‘알함브라’, ‘포켓몬 GO’서 영감 얻었죠”(인터뷰①)

입력 : 2019-01-20 16:33:55 수정 : 2019-01-20 16: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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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안방극장을 진짜 ‘극장’으로 만드는 작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집필한 송재적 작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20일 종영한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하 ‘알함브라’)은 투자회사 대표인 유진우(현빈)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방문한 후 정희주(박신혜)가 운영하는 오래된 호스텔에 묶게 되면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극중 스페인 그라나다를 배경으로 이국적인 풍광과 현실 위해 리얼하게 덧대어진 게임 서스펜스는 시청자들에게 마치 ‘마법’같은 시간을 선물했다.

 

‘알함브라’는 ‘tvN의 실험정신이 집약된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독보적인 신선함으로 시청자에게 충격을 안겼고,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송 작가의 거대한 상상력은 매회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펼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전작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 ‘더블유’(W) 등으로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한 송 작가는 ‘알함브라’를 통해 다시 한번 그의 저력을 입증했다. 종영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는 그는 “항상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한다. 어떤 부분은 나아졌다는 생각도, 동시에 모자라다는 생각도 든다. (차기작을 통해)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증강현실(AR)이라는 소재는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가장 많이 받아온 질문이다. MBC 드라마 ‘더블유(W)’가 끝난 후 미래에서 현재로 온 남자 이야기를 생각했다. 주인공은 유진우, 유진우의 현재와 과거로 스토리라인을 정해놓고 호텔에 묵던 그가 낯선 자의 방문에 총을 맞고 쓰러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쓰다보니 타임슬립물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욕구가 안 생기더라. 뭔가 다른 소재가 없을까 방황하던 중 ‘포켓몬 GO’ 열풍이 불었다. 여의도 공원에 가서 직접 해보니 ‘엄청나다’ 생각이 들더라. 나도 20대까지 게임을 많이 했다.(웃음) 드라마의 소재로 생각하지 않았던 이유는 ‘아바타’ 같이 자본력으로 승부하지 않고서는 가상현실을 구현 못할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다 ‘포켓몬 GO’처럼 아이템만 CG로 처리하면 구현해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 눈이 번뜩했다. 그렇게 타임슬립을 버리고 증강현실에 유진우라는 인물을 더하게됐다.” 

 

-특별한 소재를 다루기 위해 가장 신경쓴 점은.

 

“극중에서 게임을 쉽고 장황하게 풀어서 ‘작가는 게임을 모르는 건가’하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 실제로 게임 세대이기도 하고 실제로도 어느정도 섭렵한 사람이다.(웃음) 하지만 드라마의 타겟이 ‘게임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게임을 안하는 사람이라도 게임을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구현해 내도록 했다. 게임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끝까지 볼 수 있도록 무기를 바꿀 수 있고, 레벨업, 동맹 등 게임의 기본 틀은 벗어나지 않고 더 복잡하게 가지 않기위해 노력했다. 가이드라인을 소박하게 잡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 오히려 힘들었다.”

 

-진우와 희주의 멜로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시청자도 있다.

 

“멜로가 어려웠다. 원래 ‘알함브라’는 조금 더 피폐하고 시니컬한 인생을 사는 남자의 이야기였다. 처음 희주의 캐릭터는 영화 ‘아저씨’나 ‘레옹’의 주인공들의 관계로 생각했다. 이 남자가 모든 걸 잃은 상태에서 만난 구원자같은 여자의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서 무엇이라도 하는, 우정같은 사랑을 생각했다. 그런데 두 배우를 캐스팅 하고나니 두 분의 미모가 너무 아까웠다.(웃음) 그래서 스토리 과정을 망가트리지 않는 선에서 멜로를 넣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멜로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은 ‘왜 이렇게 멜로가 적냐’고 하실 수도 있다. 애초에 시작이 달랐기 때문에 처음보단 (멜로가) 많이 늘어난 거다.(웃음)”

 

-가상현실이 실제 현실을 지배한다. 현실 가능한 이야기일까.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오류라고 생각한다. 대강의 이야기를 만들어 놓고 공학박사님에게 자문도 받았다. 극중 등장하는 렌즈도 뇌신경을 자극해 생체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실제로 이런 일은 얼마든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공포스러운 상황이 될거다. ‘포켓몬 GO’를 하면서 ‘이 게임보다 훨씬 고차원적인 CG를 보면 어떻게 될까. 애인도 친구도 필요 없겠는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완벽한 NPC가 다가온다면, 선택에 의해 결투를 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가 가장 꽂힌 부분이다. 형석이와 진우가 결투를 할 때 진짜 살기를 느끼게 것처럼, 정말 싫어하는 상사나 친구를 만났을 때 눈앞에서 결투하면 이런 일이 생길 거 같더라. 사람이 가진 분노와 살의가 표출 됐을 때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나겠다는 생각을 판타지와 묶고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에서 느끼는 상황을 설명했다.”

 

-독창성이 뛰어나단 평을 받는다. 평소 관심 분야는 무엇인가.

 

“민망하다.(웃음) 특별한 건 없다. 책을 좋아하지만 스토리텔링이 있는 책은 잘 보지 않고 인문도서를 자주 본다. ‘알함브라’ 유진우 캐릭터는 테슬라 회장 앨런 머스크의 자서전에서 영감을 얻었다. 인물서적도 많이 보고 잡지나 포털의 포스트도 좋아한다. 스토리텔링 소설의 경우 본능적으로 작업적 스트레스를 느끼게 돼 멀리한다.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는 게 좋다. 결과적으로 (소재를) 기존 스토리텔링에서 찾지 않고 해외 인물들을 모델로 찾아 더 독창적으로 봐주시는 듯 하다.”

 

-판타지 작품 속에서도 지키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면.

 

“판타지는 경계가 없지만 나만의 원칙은 있다. 인간 감정의 리얼리즘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계인을 만나거나 증강현실의 오류를 발견하고 또 환상을 본다 하더라도 그 순간 얼마나 큰 공포를 느끼고 극복해 나가는지가 중요하다. 쉽게 감정을 극복해서 금방 히어로가 될 수는 없다. 그런 중간 과정이 지루하다 하더라도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희주와 진우도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사이이기 때문에 감정의 리얼리티를 중요하게 고려했다. 규칙만 세워져 있다면 외계인과의 사랑도 가능하다. 판타지에서는 개연성을 못 느낀다 하더라도 감정의 과정은 항상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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