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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애플, 노키아·모토로라 수순 밟나

입력 : 2019-01-13 20:56:13 수정 : 2019-01-13 20: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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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매출 전망치 처음으로 하락 / 주력 상품인 아이폰 판매 부진 탓 / 시장 포화 상태… 고가 정책 힘 잃어 / 시대 변화에 대응하고 해법 찾아야

[한준호 기자] 최근 판매량과 매출 전망치가 처음으로 하락하면서 애플이 한때 전성기를 누리다가 몰락한 휴대전화 제조사인 노키아나 모토로라의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위기론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위기론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 담긴 내용으로 시작됐다. 애플의 향후 매출 전망치가 15년만에 처음 하향 조정됐다는 게 골자였다. 해당 편지가 공개되면서 미국 증시 사상 최초로 1조 달러(한화 약 1120조 4000억 원) 시가총액을 달성했던 애플의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뉴욕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증시까지 출렁일 만큼 충격은 상당했다.

애플이 매출 전망을 낮추게 된 것은 애플의 주력 상품인 아이폰의 판매 부진 탓이다. 실제 아이폰 XS·XS맥스·XR 등 2018년 하반기에 시판한 신규 모델 3종의 판매량은 과거 신제품 출시 당시와 비교하면 저조했다. 올해 1분기 이들 신제품 생산량도 10%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

애플은 이러한 매출 부진이 둔화한 중국 경제와 미-중간 무역 갈등으로 인한 것이라 했지만 오히려 시장 상황이 변했음에도 변치 않는 애플의 아이폰 고가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4억 2000만 대로 3% 감소했는데 이는 1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올해는 출하량이 다소 늘어날 전망이지만 이 역시 2017년에 비해 적은 수치일 것이란 예상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도 2018년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전체 출하량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4분기 연속 감소세다. 그만큼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 또는 퇴행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도 예전보다 7∼8개월 늘어났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소비자들도 가격만 비싸지 특별히 기존 제품을 바꿔야 할 정도로 기능 향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새 스마트폰 구매를 미루고 있는 셈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말 아이폰 신제품이 나왔을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라며 “1년 전인 2017년 하반기에 나온 신제품보다 판매량이 떨어지면서 애플의 실적 전망치 하향이나 주가 하락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또 “일반적으로 아이폰은 신제품 출시 초기에 가장 많이 팔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판매량이 감소하기에 앞으로 판매가 늘어날 가망도 없다”고 했다.

애플은 전자 업계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명품 전략을 구사해 성공을 거뒀고 이를 통해 경쟁사들이 넘볼 수 없는 자리를 유지해왔다. ‘플랫폼 제국의 미래’란 책에서 저자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는 애플을 프라다나 포르쉐와 비교하면서 “애플은 사치품 브랜드로 전환해 수명을 연장한 셈”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생전에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온라인 쇼핑이 대세임에도 오프라인 매장인 애플 스토어를 고집했고 제품 디자인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면서 신도에 가까운 소비자들을 거느렸고 고가 정책으로 엄청난 수익도 올려왔다.

그러나 이 같은 애플의 강점도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업체 간 본격 가격 경쟁으로 치달으면서 힘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아이폰과 성능 면에서 거의 차이는 없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점차 시장 주도권마저 빼앗기는 중이다. 이미 삼성전자 등 기존 애플의 경쟁사들은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애플도 일부 가격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경쟁사들을 확실히 따돌릴 만한 혁신 방안 없이는 분위기 반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의 출현으로 시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 기존 휴대전화 강자들이 침몰했는데, 아이폰 역시 비슷한 수순을 밟을 수 있다”며 “애플로서는 가격정책을 포함해 모든 것을 재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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