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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변화가 두려운 포스코, 전남 추락 방관했다

입력 : 2019-01-07 09:00:00 수정 : 2019-01-07 09: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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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개혁과 미래 사업 육성을 강조했다. 2018년 말 포스코 인사와 조직 개편에도 변화와 개혁의 의지가 진하게 묻어났다. 그러나 포스코가 운영하는 축구단만큼은 예외다. 바닥으로 떨어진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의 몰락은 예견한 일이다.

 

전남 드래곤즈는 2018시즌 K리그1 최하위로 녹아내리며 2부 리그로 떨어졌다. 38경기를 치러 무려 22패(8승8무)를 당했다. 1부 리그 12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20패 이상을 기록하면서 무너졌다.

 

2019시즌부터 2부 리그에서 시작하는 전남에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했다. 그런데 포스코는 신년 들어 제11대 대표이사에 조청명 전 포스코플랜텍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조청명 신임 대표이사는 1986년 포스코에 입사해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대우인터내셔널 경영기획총괄, 포스코 가치경영실장(부사장) 등 포스코 및 계열사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한 기업인이다.

 

업계에서는 인정받은 기업인일지 몰라도 축구판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말 그대로 ‘초짜’다. 축구단에 처음 발을 내디딘 기업인이 반등이 절실한 전남을 어떻게 운영할지 미지수다. 

 

이런 우려는 당연하다. 과거 전남의 이전 행보를 떠올려보면 뻔한 일이다. 포스코는 최근 20년이 넘도록 전남 드래곤즈 대표이사에 그룹 및 계열사 주요 보직을 거친 기업인을 선임했다. 이들의 성과는 어땠을까.

 

성적으로 살펴보자. 1994년에 창단해 이듬해 K리그에 뛰어든 전남은 1997년 아쉽게 2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봤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최근 20년을 기준으로 전남의 최고 성적은 4위다. 줄곧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지난해 10위에 머무르며 개혁이 시급했던 전남이지만, 변화를 두려워했던 구단은 제자리에 머물렀고 결국 강등의 길을 걸어야 했다.

K리그 1~2부를 통틀어 2010년 이후 창단 팀을 제외하고 기업 구단 가운데 리그 우승컵을 한 번도 들어 올리지 못한 구단은 전남이 유일하다. 현대가(家)의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삼성의 수원 삼성, GS의 FC서울은 한 시대를 장식했다. 포스코가 운영하는 또 다른 축구단 포항 스틸러스까지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SK의 제주 유나이티드 역시 리그 우승의 경험은 있다.

 

축구계 한 인사는 “시대가 변했다. 전문가가 필요하다. 시민구단을 봐라. 경남FC나 대구FC 등 개혁의 의지로 빠르게 변화를 받아들이며 성장했다”며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제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 구단은 모기업의 의지에 흥망성쇠가 달렸다. 모기업이 혁신을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구단도 도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남은 혁신과 개혁이 필요하다. 이를 이루지 못하면 1부 승격은 일장춘몽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서는 포스코가 개혁 의지를 선행해야 한다. 그러나 포스코의 행보는 말뿐인 허울로 느껴진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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