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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현의 톡톡톡] 새해계획

입력 : 2019-01-02 13:29:52 수정 : 2019-01-02 13:2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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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어느 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초등학교 2~3학년 때쯤 크리스마스였을 겁니다. 산타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선물이 ‘마음의 꽃다발’과 ‘사랑의 학교’가 함께 꽂혀있는 책 선물세트였습니다. ‘마음의 꽃다발’이 동화작가들의 아름다운 글을 모은 산문집이었다면, ‘사랑의 학교’는 이원복 교수님의 만화로 구성된 책이었는데요. 요즘 TV 프로그램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등장할 만한 얘기들이 많았었습니다. 어릴 때라 그런 걸까요. 그때 읽은 내용들은 스펀지처럼 흡수돼 아직도 제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제가 언젠가 톡톡톡에서 언급했던 ‘새옹지마’처럼 말이지요. 

 

그 당시 진짜일까 싶었던 내용 중에 ‘마음이 고와야 얼굴도 곱다’란 편이 있었습니다. 어느 유명한 화가가 ‘천사와 악마’라는 그림을 의뢰받아 그려야하는데 모델이 필요했습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천사모델을 섭외하는데 걸린 시간은 3년, 정말 아름다운 목동을 찾아냈습니다. 그런데 악마의 얼굴을 찾는 것이 더 어려웠던지. 전 유럽을 돌아다닌 지 15년 만에야 기적처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구두구두구두구)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그 악마의 모델은 15년 전 천사의 모델을 했던 목동이었습니다. 

 

해가 바뀌고 나이가 또 한 살 더 먹은 지금, 저 얘기는 제게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란 말로 다가옵니다. 제가 거울공주는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거울에 비친 제 모습 속에 제 마음가짐이 보이고 생활이 보이더군요. 혼자만의 착시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저의 하루하루가 모여서 일 년이 되고 십년이 되는 것처럼, 순간순간 나의 마음과 생활이 투영된 표정을 만들기 위해, 움직이는 근육들의 기억이 제 얼굴을 만들어 가는 것은 아닐는지요. 한번 웃을 때마다 어려지고, 한번 화낼 때마다 나이 든다는 ‘일소일소 일노일로’도 비슷한 문맥으로 가능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2019년의 첫 번째 톡톡톡. 어느덧 지면을 통해 여러분과 만난 지도 2년차가 되는데요. 올해 제 계획은 그렇습니다. “내 얼굴을 책임지는 한해가 되자!” 아마도 일기 같은 제 글을 통해 드러나게 될 텐데요. 도덕적으로 책임지는 그런 건 아니고요, 한해를 후회 없이, 행복하고 치열하게 잘 놀아보겠다는 약속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대놓고 했으니 뺄 수도 없고 말입니다. 하하하

 

독자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배우 겸 방송인 류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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