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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문제" vs "냉각기 결함"… BMW 화재 공방 법정으로

입력 : 2018-12-27 03:00:00 수정 : 2018-12-26 18: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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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BMW, 원인 규명 싸고 소송

[한준호 기자] BMW 차량의 화재 사건 원인을 두고 정부와 BMW 양측이 여전히 첨예하게 맞서면서 법정 공방으로 ‘제2라운드’가 전개될 전망이다.

BMW 화재 사고 원인을 올해 8월부터 조사한 민관합동조사단이 최근 BMW 차량의 화재가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발표하면서다. 이는 화재 원인에 대해 ‘EGR 냉각기 결함에 기인한다’는 BMW 측 주장과 차이가 있다. EGR은 뜨거운 배기가스를 다시 엔진으로 보내 재활용하는 장치로 배기가스 저감 장치다.

조사 결과를 제출받은 국토교통부가 늑장 대응 등의 문제까지 함께 지적하면서 BMW를 검찰 고발하고 과징금 112억원을 부과하겠다고 했으나, BMW 측은 설계에 문제가 없으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법정 다툼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집단 소송 중인 피해 소비자들까지 가세해 법정 공방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관합동조사단은 달리던 BMW 차량에서 불이 난 것은 EGR의 열을 식히는 냉각기에 금이 가면서 누수가 발생해 엔진오일 등과 결합한 침전물이 됐고, 이것에 불꽃이 튀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애초에 설계된 EGR의 열용량이 적은데 많은 양의 배기가스가 들어오면서 열과 압력으로 금이 갔다는 설명이다. 국토교통부는 리콜을 통해 교체된 EGR 내구성에도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BMW의 소명과 조사 및 실험을 거쳐 필요하면 추가 리콜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에 근거해 소비자 보호를 위해 BMW에 추가리콜 요구, 검찰고발과 과징금 부과 등을 신속하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BMW는 곧바로 반박했다.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가 BMW 자체 조사 결과와 다를 바 없으며 기존 리콜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BMW 측은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차량 화재의 근본 원인은 EGR 냉각기의 누수라는 점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확인됐다”며 “이는 BMW 그룹의 기술적 조사 결과와도 대체로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EGR 열 용량이 작게 설계됐기 때문이 아니라 EGR 냉각기 일부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BMW는 현재 두 차례에 걸쳐 총 17만2000여 대를 리콜하고 있으며 이 중 1차 리콜 대상인 10만여대에서 90% 가까이 리콜을 완료했다. 7월 말부터 시작해 유례없이 빠른 기간 내에 이뤄낸 리콜이다. 2차 리콜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는 부품 수급 문제로 인해 리콜이 결정돼도 1년 이상 걸리는 게 보통인데 이 정도면 BMW 입장에서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이라며 “더구나 민관합동조사단이 차량 두 대만 갖고 불과 몇 개월 만에 조사한 것이 전부여서 BMW로서는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BMW는 스위스의 독립된 자동차 시험기관인 DTC를 통해 화재 원인이 EGR 냉각기 누수임을 확인한 바 있다.

화재 피해자들은 이번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더욱 적극적으로 집단 소송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 발표로 집단 소송에 나서는 국내 소비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법정 공방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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