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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우민호 감독, ‘Made In Korea 3부작’ 내년까지는 직진

입력 : 2018-12-20 11:31:49 수정 : 2018-12-20 15: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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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경우 기자]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인 영화 ‘마약왕’은 지난 19일 개봉했다. 첫날 성적표는 나쁘지 않지만, 호불호는 확실히 갈렸다. “명불허전”이라는 극찬과 함께 “캐비어로 알탕 끓인 격”, “이두삼이 마약으로 돈 벌 때 난 마약왕 보고 돈 날렸다”같은 비난도 쏟아졌다. 언론과 비평가들은 국민배우 송강호의 연기는 한결같이 칭송한 반면, 우감독에게는 대부분 날을 세웠다.

흥행성적과 관계 없이 우민호 감독의 행보는 이미 내년까지 정해진 상태다. “욕망을 쫓던 한 남자가 자멸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자칭 “욕망 3부작”의 길이다. 영화감독 우민호의 이름 석 자는 2015년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내부자들’이후 영화팬들의 뇌리에 확실히 각인됐다. 최근 개봉한 ‘마약왕’과 현재 촬영 중인 ‘남산의 부장들’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작품들은 ‘내부자들’과 결이 같다. 이 연작들에는 ‘청불신화’을 썼던 700만 감독의 관심과 취향, 열정과 인생이 담겼다. 대한민국 현대사와 뗄 수 없는 관계, ‘Made in korea 3부작’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제법 어울리는 영화들이다.

 

우민호 감독은 ‘실화’라는 딱딱한 재료를 가공해 부드럽게 만들고, 자극적인 조미료를 팍팍 쳐서 봐줄 만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솜씨가 탁월하다. 그의 영화는 단맛과 짠맛이 현란하게 교차하고 쓴맛과 신맛이 절묘한 지점에 숨겨져 있다. 거의 ‘구라 장인’급 재능이며 ‘영화계의 백종원’이라 부를 만 하다. 영화 개봉 직전, 우민호 감독을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번 영화 만족스럽나.

 

“만족스럽다. 내부자들과 다른 영화다. 내부자들은 상영화의 전형성이 더 명확하고 선명하다면 이 영화는 조금 다르다. 후반부가 일반적인 상업영화와는 다른 느낌이다. 관객들이 어떻게 느낄지는 궁금하다. 한 남자가 파멸해 가는 과정이 나온다. 대립이나 갈등을 통해 스토리가 전개되는 것이 상업영화 공식인데 이 영화는 스스로 자멸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허상, 헛된 욕망을 찾다가 미쳐가는……. 송강호 선배님 ‘뽕연기’를 연극처럼 담으려 했다.”

-처음부터 송강호 염두에 두고 기획했나.

 

“아니다. 기획을 먼저 했다. 작가랑 저랑 시나리오 함께 쓰면서 송강호가 생각났다. 택시운전사 촬영하고 있어서 현장에 내려갔다. (1980년 3월 19일 동아일보에 보도된 히로뽕 대부 이황순 사건 사진을 보여주며)이 사진 한장에서 시작했다. 실제로 총격전이 벌어졌다. 1970년대 유신 독재정권때 어떻게 저런 마약왕이 가능한가 궁금해서 조사하기 시작했다. 2시간 내에 담기 어렵다는 느낌은 찍으면서 알았다. 결론은 인물들을 들였다가 빼고 모험담처럼 만들자 였다.”

 

-이번 마약왕 얼마나 흥행 예상하나.

 

“크게 욕심을 갖고 있지 않다. BP(약 400만)를 맞추는 것이 기본이다. 그 이후 이 영화가 자생력을 갖고. 새롭게 다가가서 다른 결들의 영화를 보면서 읽어낼 수 있는 코드들이 이야기 됐으면 좋겠다.”

 

-남산의 부장들은 언제 나오나.

 

“내년 겨울이다. ‘욕망 시리즈는 남산의 부장들까지 하고 그만하려 한다…’욕망 3부작’이라고 쓰셔도 된다.”

 

-2017년 크랭크업 했는데 왜 개봉까지 오래 걸렸나.

 

“편집이 오래 걸리고 많이 찍어서 후반 작업 오래 걸렸다. 대략 6개월에 걸려 100회차 찍었다. 영화  두 편 찍었다고 보면 된다. 모험담 같은 이야기라 자꾸 어디를 가는데 70년대 재현하기 쉽지 않았다.”

-러닝타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감독판은 이번에도 나오나.

 

“3시간…그 정도 나와주면 괜찮을 것 같다. 감독판은 이번에 못한다. 지금 남산의 부장들 촬영 중이라 여유가 없다. 아주 나중에? 그것도 안 될 것 같다.”

 

-어두운 부분에 끌리는 게 있나.

 

“끌리는 게 있다. 내부자들 찍고 청불 영화 하지 말아야 하자는 생각했다. 감독에게 힘들다. 흥행 부담도 있고 감독 입장에서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특성상 자극적인 부분이 나오기 마련인데 모두 그 부분을 공격한다. 욕망을 쫓아가는 인간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추락하는지 가장 흥미가 있다.”

 

-송강호 어떻게 생각하나.

 

“선배님은 배우 이상, 영화 이상이라 생각한다. 마약왕 촬영 힘들었는데 외롭지 않았다. 송강호 선배님이 있어서. 감독은 외롭다. 촬영 끝나면 숙소 들어가서 그날 촬영분을 복기하는데 그 작업을 같이했다.”

 

-배두나는 어땠나.

 

“국제적인 이미지가 있지 않나. 그래서 역할에 어울렸다 생각한다. 화려한 의상 입고 영화를 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송강호와 차 안에서 싸움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사는 어떻게 만드나.

 

“남들이 하는 말을 일상생활에서 많이 듣는다. TV보고 뉴스보다 좋은 대사가 있으면 적어 놓는다. 배우처럼 연기해 보기도 하고. 그러다 얻어 걸리는 게 있다.”

 

-스케페이스를 오마주 했나.

 

“특별히 생각하지 않았다. 실화. 특히 마지막 부분 20분은 사실을 재현한 것이다. 스카페이스를 재현한 것이 아니다.”

 

-낙관론자인가 비관론자인가?

 

“비관론자였다. 10년을 입봉을 못했다. 그러다 좋은 사람을 만났고 세상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살아가려 한다.”

-감독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사기 치고 싶지 않다. 척하고 싶지 않다.”

 

-최근 소소한 즐거움 있다면.

 

“고양이 2마리 키우는데 한 마리가 더 왔다. 와이프가 집에 들어오다가 새끼 고양이가 쫓아왔고, 10층 계단을 올라와서 와이프에게 안겼다고 하더라.”

 

kwjun@sportsworldi.com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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