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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냉정한 연봉협상, 예비 FA에도 예외 없을 ‘기량 우선주의’

입력 : 2018-12-21 07:00:00 수정 : 2018-12-21 09: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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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예비 FA라도 구단의 냉정한 잣대를 피할 순 없다.

 

장기전 양상을 보이는 FA 시장이 아직 문을 닫지 않았지만 12월은 본격적으로 연봉 협상이 이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각 구단은 협상 테이블을 차려 선수들과의 밀고 당기기에 돌입한다. 

 

아무래도 관심을 끄는 선수들은 역시 다음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 자격을 얻는 선수들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의 기량을 갖췄다면 연봉에 전략적인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도 잦았다.

 

외부 FA 선수 영입 시 보상이 선수 연봉(해당 선수의 당해 연도 연봉 300% 또는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20인을 제외한 보상선수)에 기초해 산정돼, 그간 예비 FA에게 거액의 연봉을 안겨주는 행위는 단속 의지를 드러냄과 동시에 타 구단을 향한 엄포로 여겨졌다. 연봉이 높을수록 영입 시도는 그만큼 부담스러워진다.

 

올해에도 일부 예비 FA는 내심 프리미엄이 붙은 연봉 인상을 노린다. 시즌 30홈런에 성공한 롯데 외야수 전준우, 올 시즌엔 물오른 타격감으로 4번 타자까지 올라선 KIA 안치홍은 연봉 상승이 확실시된다. 이렇다 할 경쟁자 없이 LG의 붙박이 유격수로 활약 중인 오지환도 팀 내 입지를 고려한다면 조심스레 인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전준우의 경우, 인상에 무게를 둔 연봉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구단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감지한 만큼 선수도 협상을 길게 끌 생각이 없다.

 

그러나 예년과 같이 예비 FA의 연봉 인상을 무조건 프리미엄이 포함된 인상으로 바라본다면 곤란하다. 내년 잔류를 수월하게 이끌어 내기 위한 나름의 대우가 전혀 없을 순 없겠지만, 기량과 구단별 산정 기준에 기반을 둔 협상의 결과물에 가깝다. 

 

실제로 대형 예비 FA로 꼽히는 선수를 보유한 모 구단은 “좋은 성적을 거뒀으니 인상 요인은 차고 넘친다. 하지만 이듬해 계약을 의식해 보다 과한 금액을 안겨 줄 생각은 없다. 구단만의 방향과 산정 기준을 잡고 협상에 임한다. 쉽게 말해 잘한 만큼 안겨 주는 것뿐이다”라고 밝혔다.

 

한 해의 기량과 성과만 놓고 산정하겠다는 설명인데, 성의 표시는 그다음에 고민할 문제다. 외부 FA 영입을 비롯해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리그 전반의 분위기가 만든 풍경이다.

 

그나마 ‘프리미엄’을 조금이라도 얹어 받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예비 FA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극소수에게만 프리미엄을 적용하겠다는 현재 분위기라면 중소형급 예비 FA 선수들은 찬밥 신세에 가깝다.

 

지난해부터 구단들은 FA 시장에서 중소형급 선수들을 향해 지갑을 닫았다. 이미 빠져나간다 해도 타격이 적은 편인데 시장까지 얼어붙어 이동이 사실상 제한되니, 구단의 이탈 걱정은 더욱 줄어들었다. 연봉을 높여 1차 보호막을 쳐둘 필요성도 사라진다.

 

FA 권리 신청을 포기해도 방출 통보를 받은 선수가 나올 정도로, 요즘은 중소형 FA 선수에게 잔류도 감사하다. 설움이 직전 시즌의 연봉 협상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냉철해진 흐름 속에서 ‘예비 FA’라는 신분도 예비 행복을 보장할 수 없는 시대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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