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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현의 톡톡톡] 현남오빠와 핸드백

입력 : 2018-11-21 11:18:38 수정 : 2018-11-21 11: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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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마치면서 한동안 함께 연습했던 친구들 사이에 두 커플이나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어디에서든 서로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참 예쁩니다.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뒷모습이나 두 눈으로 하트뿅뿅 발사하면서 바라보는 모습, 다른 사람들 모르게 챙겨주고 아껴주는 모습 등은 언젠가는 반드시 티가 나기 마련이죠. 그리고 사랑은 꼭 티를 내야하는 거라고, 확실하게 표현해야하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쭉 이렇게 예쁘게. 즐겁게 사랑하라고 그 두 커플 모두 응원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젊은 연인들의 모습 중에 제가 안 좋아하는 그림이 한 장면 있습니다. 

 

여자들의 핸드백을 남친이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여자 화장실 앞에 여친 핸드백 들고 남자들이 쭉 서 있는 모습,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일단 그림이 안 예쁩니다. 여성의 핸드백은 여성이 들고 서 있을 때 패션의 완성이 되는 것이지, 남성이 들고 있으며 부조화입니다. 가방이 크고 무거워서 짐의 수준이라면 도와주고 들어주는 것 물론 이해합니다. 내 여자친구의 팔과 어깨는 소중하니까요. 하지만 무겁지 않은, 예쁘고 앙증맞은 가방은 부디 어울리는 사람과 함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보통 화장실에 들어갈 때 여성의 핸드백 속에는 필요한 물품들이 꽤 들어있습니다. 핸드크림이나 립스틱, 만약에 대비한 휴대용 휴지가 들어있기도 하지요. 근데 그걸 왜 남자친구에게 맡겨놓고 들어가는 걸까요. 제가 이 글을 쓰기 전에 그 이유에 대해서 인터뷰라도 했어야하는데… 혹시, 아주 혹시 ‘저 애인있어요’라고 자랑하고 싶은 거라면, 화장실 앞보다는 다른 장소가 좀 더 낫지 않을까 조심스레 얘기해봅니다.

 

물론 남녀 사이에서 둘이 어떻게 하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별걸 다 신경 쓰는 이상한 아줌마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항상 작은 것들이 쌓이고 모여, 큰 변화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자기 것을 스스로 챙기는 여성은 ‘현남오빠’라는 남자친구를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아서 몇 자 끼적거려 봅니다. 

 

참조: 현남오빠에게(조남주작):10년동안 자신의 뜻대로만 여친과 사귀어온 가부장적인 남친.

 

배우 겸 방송인 류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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