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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배우 이범수, 오늘도 그는 새로움을 쫓는다

입력 : 2018-11-18 13:06:53 수정 : 2018-11-18 13: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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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자유롭고 싶어, 배우를 택했죠.”

 

‘무형무취무색(無形無臭無色)’ 천생배우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일까. 배우 이범수를 한 마디로 정리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 그릇에 담기면 이 모양, 저 그릇에 담기면 저 모양으로 변한다. 장르의 한계도, 선악의 경계도 이범수 앞에선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다. 강렬한 악역으로 선 굵은 연기를 하는가 싶다가도 어느새 코미디로 호흡이 바뀌어있다. 멜로 또한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이범수가 이번에는 영화 ‘출국’을 통해 절절한 부성애를 이야기한다.

 

‘출국’(노규엽 감독)은 1986년 분단의 도시 베를린, 서로 다른 목표를 좇는 이들 속에서 가족을 되찾기 위한 한 남자의 사투를 담은 작품이다. 이범수는 극중 서독으로 망명해 베를린에서 유학 중이던 평범한 경제학자 영민으로 분했다. 영민은 북한 내에서 자신의 학문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공작원의 말에 혹해 잘못된 선택을 한 뒤 모든 것을 되돌리려는 과정 속에서 가족과 헤어진다. 이범수는 “내가 실제 아빠라서 그런지 작품이 더 와 닿았다”고 밝혔다.

 

- 특별히 ‘출국’을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자극적인 악역 등 시나리오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었는데, 나름 매력 있었지만 이상하게 이 작품에 끌렸다. 무엇보다 영민이라는 인물을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계속 가슴이 울리더라. 또 연기적인 측면에서 작품을 쭉 끌고 가는 구조라 욕심이 났다. 신인감독의 작품이라 기대도 되고 우려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결과물을 보니 막판에 나 역시 코끝이 찡하더라. 완성도 면에서 계획했던 대로, 논리적으로 설계도대로 차곡차곡 완성한 것 같아 안도했다.”

 

- 사실 ‘출국’이 상업적 흥행코드를 많이 가지고 있는 작품은 아니다.

 

“맞다. 신인감독에 촬영과 조명도 입봉이었고, 제작사도 신생이었다. 말하자면, 흥행요소에서 절대 피해야 할 것들을 다 갖추고 있었던 셈이다. 나라고 몇 백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는가. 하지만 감독과의 미팅을 통해 신뢰가 생겼다. 신인이지만, 충분히 준비를 했더라. 생각의 깊이가 있었고, 그만의 철학 또한 느껴졌다. 흥행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만, 적어도 ‘출국’은 영화적인 면에서 부끄럽지 않은 영화라 생각한다.”

 

- 제작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루머(이른바 ‘화이트리스트’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런 부분에 대해 모르고 참여했기 때문에 후반작업을 할 때 깜짝 놀라긴 했다. 그러나 초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부당하게 누군 누군가가 이득을 본다거나, 반대로 부당하게 누군가가 손해를 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오해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풀릴 것이라고 믿는다. 어쨌거나 배우의 몫은 아니니깐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적어도 우리 스태프들은 그런 목적성을 띄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 계속해서 새로운 캐릭터를 찾는 듯하다.

 

“좋든 나쁘든 그것이 나라는 사람의 기질인 것 같다. 코믹한 캐릭터로 충무로에서 시작할 때도 그랬다. 이미지가 굳혀지는 것을 경계했다. 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 ‘온에어’ 등 멜로적인 것들 계속 들어왔을 때도 마찬가지다. 같은 것을 재탕하는 것 같아서 손이 잘 안가더라. 그게 나다. 익숙한 것, 했던 것들도 물론 열심히 하면 되는데, 새로운 것, 조금은 잊고 있었던 것들은 내가 찾더라. 악역도 했었는데, 반대로 연기적인 감성이 풍부한 것에 욕심이 났다.”

 

- 그만큼 배우 이범수를 찾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특정한 모습을 재탕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 속의 또 다른 모습을 봐주는 것 같아 기뻤다. 학창시절 ‘무형무취무색’처럼 연기하라고 배웠는데, 정말 맞는 것 같다. 한 배우의 또 다른 면, 이를테면 과거의 잠재돼 있던 면이라든가 혹은 미래의 보일 면, 등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프로포즈를 한다는 것은 결코 단순하지 않은 것이다. 방랑시인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에 도전할 것이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D.seed 디씨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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