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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포커스] 치밀하게 기획된 ‘홈런 왕국’, KS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다

입력 : 2018-11-13 12:58:05 수정 : 2018-11-13 12: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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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우직하게 한 우물만 판 SK의 고집이 통했다.

 

SK가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두산을 연장 13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2010년 이후 8년만이다. SK는 정규리그 14.5경기 차이를 뒤집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역대급 업셋 시리즈를 완성했다.

 

‘홈런 프로젝트’의 승리다. SK는 2000년대 말 ‘절대 왕조’로 불렸다. 2007년 창단 첫 우승에 성공했고, 이듬해에는 2연패에 성공했다. 이후 2012년까지 매시즌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2010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시리즈 전적 4승무패로 통산 3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왕조의 지위는 생각보다 빨리 잃었다. 2013년 이후 SK에 가을 찬가는 오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2번(2015년, 2017년) 가을 야구에 나섰지만 모두 와일드카드 결정전이었고, 모두 첫판에서 탈락했다.

2013년부터 팀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들어간 SK는 이듬해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 잡았다. 바로 ‘홈런의 야구’였다. 리그에서 가장 ‘작은’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폴대까지의 거리가 95m. 가운데 펜스도 120m다. 여기에 펜스의 높이는 2.4m밖에 되지 않고, 바람도 많이 분다. 홈런에 최적화된 구장이다.

 

2015년부터 전략 방향성이 ‘거포 육성’으로 잡혔다. 적극적으로 거포를 수집했다. 2015시즌 뒤 FA 보상선수로 최승준을 선택했고,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는 9라운드 전체 86순위로 김동엽을 선택했다. 지난해엔 대체 외국인 선수로 마이너리그에서 일방장타 능력을 뽐낸 제이미 로맥을 전력에 더했다.

 

선수 육성 뿐 아니다. 전문 통계 데이터 팀을 구축했고, 투구추적시스템(Pitch Tracking System) 등 홈런과 적극적으로 연계해 활용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창 유행하고 있는 발사각에 대한 접근도 이때 이뤄졌다. 선수들은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에 신경을 썼다.

 

효과는 나타났다. 2016년 182개의 팀 홈런으로 리그 2위에 올랐다. 2017시즌에는 234개의 팀 홈런으로 역대 KBO리그 신기록을 세웠다. 무려 9명의 타자가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올해도 233개의 홈런 아치를 그려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홈런 군단의 위상은 변함없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따낸 3승에서 결승타점은 모두 홈런으로 만들었다. 이어진 한국시리즈에서도 1,3차전, 그리고 우승을 확정한 6차전에서 홈런의 힘으로 승리를 따냈다.

 

SK는 수비와 주루에서 부족한 게 많은 팀이다. 하지만 그 약점을 홈런으로 상쇄시켰다. 홈런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SK의 2018프로야구 우승에는 홈구장에 최적화된 타자들을 영입했고, 육성한 결과다. SK야구의 최대 강점인 홈런은 치밀하게 기획된 상품이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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