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롯데 떠나는 번즈, 남겨진 못 다한 이야기들

입력 : 2018-11-12 06:00:00 수정 : 2018-11-11 13:09:37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OSEN=광주, 이대선 기자] 12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IA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6회초 1사 2루에서 롯데 번즈가 타격을 하고 있다./sunday@osen.co.kr

[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콜드 시리즈라도 해보고 싶어요.”

 

2017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2시즌 간 활약한 롯데의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29)는 유독 날씨에 민감했다. 비가 내릴 때면 실내 훈련을 마치고 경기장으로 나가 빗줄기의 굵기를 확인한 뒤 취재진을 찾아 “오늘은 경기를 진행할 것 같은가”며 묻는 일이 많았다. 기상 관련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비구름의 위치, 예상 경로 등을 체크하기도 했다.

 

시즌 종반 팀이 가을야구 진출 기로에 놓였을 때도, 특유의 쾌활한 표정으로 날씨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난달 11일 광주 KIA전을 앞뒀던 번즈는 최저 기온이 섭씨 9도까지 떨어진 날씨를 두고 “정말 추워졌다. 이런 날씨라면 야외 경기가 아닌 고척에서만 경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곧 포스트시즌이 아니라 ‘콜드(cold)시리즈가 될 것 같다”란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물론 “춥더라도, 가을야구는 꼭 하고 싶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당시 1패만 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될 상황이었지만, 날씨로 농담을 던질 정도로 여유를 잃지 않았다. 경기 전 타격 훈련에서는 긴장한 표정의 조원우 전 감독에게 농담을 던져 미소를 안겼을 정도였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경기 전의 여유가 경기에만 들어서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는 점이다. 결국 이러한 부분이 번즈의 발목을 잡았다. 타석에서의 성적보다는 수비에서의 아쉬움이 진했다. 지난해 8개에 불과했던 실책은 올해 22개로 늘었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방법도 미숙해, 실수를 연발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내가 리그 최고의 수비수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항상 가지고 있다”라고 말해왔지만, 야구 욕심과 열정이 과했던 부작용이었다. 결국 번즈의 ‘콜드 시리즈’와 롯데의 가을야구는 없던 일이 됐다.

 

새롭게 부임한 양상문 롯데 감독은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기여도가 낮은 편이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찾아야 하지 않겠나”며 사실상 교체 의사를 표명했다.

 

“추석에는 보통 외국인 선수와 함께 지냈다. 전통적인 추석 분위기를 느끼려면 직접 한국인의 집에 가봐야 하는데…”며 한국 문화와 각종 김치를 즐겼지만, 아쉬운 성적 앞에 버텨낼 장사는 없었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