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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포커스] FA 56억 먹튀→가을 짐승 모드…SK 김강민의 화려한 반전

입력 : 2018-11-06 14:00:00 수정 : 2018-11-06 13: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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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이보다 더 짜릿한 반전이 있을까.

 

SK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36)의 이야기다. 김강민은 한때 리그 최고의 중견수로 평가받았다. 2014시즌 뒤에는 FA 자격을 얻어 SK와 4년 총 56억원에 사인하며 돈방석에 앉았다. 그러나 김강민은 FA 계약 이후 뚜렷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2015시즌부터 지난해까지 세 시즌 동안 299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다. 타격 성적도 타율 0.262 19홈런 96타점 133득점에 머물렀다.

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에 70개 내외의 타점을 올려 줄 것으로 기대하고 56억을 안겨준 SK도 몹시 당황스러운 눈치였다. 경기 출전 시간이 줄어들자, 장점인 수비까지 흔들렸다. 김강민은 역대 KBO리그에서 50억원 이상의 몸값을 받은 선수 중, 공수 양면에서 가장 떨어지는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전반기까지 부진이 계속됐다. 전반기 23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전반기 타격 성적은 타율 0.286 2홈런 11타점 10득점.

 

그랬던 김강민이 후반기 기막힌 반전을 이뤄냈다. 후반기 57경기에 나선 그는 타율 0.301 12홈런 35타점 30득점을 기록했다. 주전 톱타자 노수광이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생긴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그 기세가 가을 무대로 이어졌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냈고,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는 9-10으로 뒤진 연장 10회말 동점 솔로포를 작렬해 6년만의 한국시리즈행을 만들어 냈다.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성적은 타율 0.429(21타수 9안타) 3홈런 6타점 5득점이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차지였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펄펄 나는 중이다. 지난 4일 1차전에서는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팀의 7-3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이어진 5일 2차전에서는 팀은 패했지만, 단연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당시 SK가 뽑은 3점이 모두 김강민의 방망이에서 나왔고, 추가 실점을 막는 ‘슈퍼 캐치’를 선보였다. 특히, 7회말 1사 1루에서 두산 허경민이 중견수 왼쪽으로 가는 안타성 타구를 전력 질주해 왼손을 쭉 내밀어 잡아냈다. 리그 최고의 중견수 수비 실력을 뽐낸 장면이었다.

 

‘먹튀’. 최근 수년간 김강민에게 따라다닌 꼬리표였다. 김강민은 절치부심했다.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김강민은 “이제 먹튀라고 그만 이야기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고 농담 섞인 속내를 취재진에게 전했다. 화려한 반전쇼다. 찬란한 가을을 위해 칼을 간 김강민이 가을야구에서는 베테랑의 존재감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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