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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철의 2선침투] 2011년 승부조작 지켜본 장학영, 리그의 수비수는 어디로 사라졌나

입력 : 2018-10-15 13:49:16 수정 : 2018-10-15 14: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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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장학영(37)은 왜 아픈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걸까.

 

지난 14일 밤 축구계를 흔든 충격적인 뉴스가 터져나왔다. 국가대표까지 지낸 풀백 장학영이 현역 군인이자 후배 축구선수인 이한샘(아산)을 꾀어 승부조작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이한샘은 선배의 제안을 곧장 거절한 뒤 구단에 이 사실을 알렸고, 구단도 바로 경찰에 신고해 장학영을 긴급 체포했다. 장학영은 구속된 후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고 한다.

 

믿기지 않는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호성적으로 인해 축구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현 시점에서 한때 국가대표까지 지낸 장학영이 후배를 유혹했다니. 연습생 출신으로 뛰어난 수비력을 과시, K리그에서만 14년을 뛸 정도로 성공 신화를 쓴 장학영이 모범은 되지 못할 망정, 축구 흥행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오히려 축구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려 놓았다.

 

게다가 장학영은 승부조작의 아픈 역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수다. 장학영이 한창 현역으로 뛰던 지난 2011년(당시 공익 신분) K리그는 현역 선수들의 승부조작 사건이 다발적으로 터지며 팬들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에 연루된 대부분의 축구선수는 커리어의 막을 내렸고 심지어 생을 마감한 선수도 있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축구계를 떠난 동료들의 뒷모습을 많이 봤을 텐데도 배운 점이 없단 말인가. 한 번은 실수(라고 표현하고 싶지도 않지만)라고 이해해도 두 번은 고의다. 후폭풍을 알면서도 또 저질렀다는 뜻이 된다. 한심한 일이다.

 

장학영과 1대1 인터뷰를 했던 3년 전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정확히 7월14일이다. 당시 장학영은 부산에서  계약이 만료된 후 무적 신세로 6개월을 지내다 김학범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친정팀 성남에 복귀했다. 그 직후 장학영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큰 딸이 7살이 돼서 아빠가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잘 뛰고 싶다. 선수 생활 마무리를 친정팀에서 할 수 있게 도와준 팀에게도 보답을 하고 싶다”는 굳은 의지를 밝혔었다.

 

그러나 장학영은 축구인의 프라이드를 돈에 팔아버렸다. 도박 등으로 상당한 빚을 졌다는 얘기까지 들려온다. 땀의 가치를 아는 운동인이 정직하게 벌 생각은 하지 못했던 걸까.

 

하루가 지났지만 충격은 여전하다. 승부조작의 중심에 선 인물이 장학영이었기에 오히려 더 아파온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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