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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의 눈] 무단횡단의 무서움

입력 : 2018-10-07 10:58:59 수정 : 2019-01-23 11: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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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 무엇이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단연코 ‘블랙박스로 본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재미(?)는 둘째 치거니와 운전을 할 때 각성효과는 정말 놀라울 정도다. 이 프로그램은 마치 한편의 아주 교육적인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보면서 난 항상 “왜 저래?”와 “으아악”이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고 ‘저런 점은 조심해야지’  ‘저러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무엇보다도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무단횡단 관련 영상이다.

 

무단횡단(無斷横斷)은 횡단보도와 같이, 도로를 건널 수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도로를 횡단하는 행위다. 즉, 보행자가 횡단보도나 육교로 건너는 것이 아닌 차도로 건너는 교통사고의 유형이다. 

 

하지만 무단횡단에 관한 여러 영상을 보면서 과연 이건 누구의 잘못인가에 대해서 여러 번 생각하게 만든다. 밤늦게 아무 생각 없이 운전하던 도중 도로에 당연히 없어야 할 사람이 갑자기 나타난다 가정할 때 정확하게 예측하고 피하는 운전자가 몇 명이나 될까. 하지만 현행법상 과실 비중을 따져 본다면 운전자 역시 과실 비율을 피하기는 어렵다.

 

이 말은 운전하는 누군가든 한순간에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될 수 있다는 말이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따르면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의 죄를 범한 경우에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운전자를 배려하지 않고 거리낌 없이 무단횡단하는 이들을 가리켜 ‘무단횡단 빌런’이라 칭하며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는 포털사이트 계정까지 생긴 상황이다

 

언젠가 한 번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에서 왜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이 내리지도 않았는데 먼저 타시려고 하는지를 한 어르신에게 여쭤본 적이 있다. 대답은 생각 보다 의외였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지 아신다는 것이다. 이런 기계에 대한 이해력이 아직 조금 부족하다는 걸 알았다. 일부러 그런다기보다는 아직 잘 모르시는 다는 것을 느꼈다.

 

무단횡단의 문제는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무단횡단의 무서움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소한 일이라지만 목숨까지 담보로 하는 무단횡단의 무서움을 더욱더 알려드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면서 난 오늘도 블랙박스로 본 세상을 보면서 각성하는 중이다.

 

/황현희 개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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