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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 눈] 신인답지 않은 차분함, KT 강백호 맹활약의 원동력?

입력 : 2018-10-04 10:50:48 수정 : 2018-10-05 11: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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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기억나는 홈런? 없어요.”

 

‘괴물 신인’ KT 외야수 강백호(19)의 질주는 10월에도 멈추지 않는다. 3일 잠실 LG전에서는 27호 홈런을 기록하면서 지난 1991년 김기태 KIA 감독의 역대 신인 데뷔 시즌 최다 홈런 공동 2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진기록도 달성했고, 소속팀 역시 극적인 4-3 역전승에 성공했지만 좀처럼 웃지 않는 강백호의 무표정은 여전했다. “기록보다는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 훨씬 좋다”라고 짧게 답한 태연한 얼굴에선 거만함보다는 침착함이 묻어나왔다.

무덤덤한 표정과는 달리 강백호에게도 슬럼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렸던 7월 한 달간 타율이 0.241에 불과한 적도 있었다. 첫 풀타임 시즌 경험이 전무했던 신인이 맞이한 첫 고비였다.

 

당시 체력 저하를 일시적 부진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던 김진욱 KT 감독은 세심한 배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본인의 노력까지 더해져 강백호는 다시 ‘가을 괴물’로 돌아왔다. 9월 이후 강백호의 타율은 0.287(108타수 31안타), 7홈런, 15타점이다. 출루율 역시 0.353으로 준수하다.

 

별다른 기술적인 변화는 없었다. 대신 특유의 패기에 노련함을 더하는 데 집중했다. “공격적인 성향이 짙었는데, 잦은 출루를 하는 데 집중하며 차분하게 리드오프로 나서는 중이다. 타격 자세는 큰 변화가 없고 상황에 맞춰 수정 중인데 시즌 초에 비한다면 안정적으로 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1996시즌 박재홍 해설위원이 보유한 역대 신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30홈런) 경신까진 4홈런이 남았다. KT가 6경기를 남겨둔 만큼, 새 역사를 쓸 가능성은 충분하나 “개인 기록보다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란 기조는 시즌 초와 변함이 없다.

 

“30홈런 달성 여부는 잘 모르겠다. 본분인 출루에 집중하겠다. 홈런 기록을 전혀 신경 쓰지 않기에 올 시즌 기억에 남는 홈런도 없다. 이기는 데 집중하다 보면 기록도 따라오지 않겠나”라는 무덤덤한 대답만이 돌아왔다.

 

탈꼴찌를 향한 비장함마저 느껴진 소감 속에선 앳된 신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장기 레이스를 치르며 침착함까지 장착한 강백호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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