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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세터 이승원을 바라보는 최태웅 감독 ‘속내'

입력 : 2018-09-22 12:00:53 수정 : 2018-09-22 12: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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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이승원을 믿어야죠. 잠재력은 충분합니다. 그만큼 더 노력해야죠."

 

세터 이승원을 향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믿음은 확고했다. 이승원 역시 이번 시즌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했고, 그만큼 노력할 각오를 마쳤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들었다. 사실 이름값만 두고 보면 전력을 강화했다. 검증받은 외국인 선수 파다르가 합류했고, 한국 최고의 레프트로 꼽히는 전광인이 가세했다. 파다르-전광인-문성민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는 국내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박주형이 백업으로 버티고 있다. 센터진 역시 신영석을 중심으로 김재휘가 성정하고 있고, 시즌 막바지 최민호가 전역해 합류한다. 

 

하지만 구슬도 꿰어야 서 말이다. 이들을 톱니바퀴 맞물리듯 돌아가게 할 지휘관 세터의 공백이 아쉽다. 지난 시즌 주전 세터 노재욱은 FA 보상 선수로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다. 애초 자유계약(FA) 자격을 획득한 이민규(OK저축은행)를 영입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민규가 원소속팀과 일찌감치 도장을 찍었다. 최태웅 감독은 이승원 체제로 이번 시즌을 소화하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첫 무대였던 KOVO컵은 아쉬움 그 자체였다. 현대캐피탈은 4강에 진출했으나, 삼성화재에 패해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문성민-전광인의 공존, 그리고 세터 이승원의 불안정한 경기력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노재욱을 보호 선수로 묶지 않은 감독의 패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태웅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스포츠월드와 만난 최태웅 감독은 “비판의 시각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며 "우리가 배구를 하는 이유는 그 비판의 시각을 바꾸는 것이다. 현대캐피탈만의 배구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최태웅 감독은 세터와 레프트 라인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이미 예상했다. 이를 수정하기에는 문성민과 전광인의 대표팀 차출로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문제점을 예상했음에도 지켜본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선수 개개인이 직접 피부로 느끼라는 속내였다.

 

우선 레프트 포지션의 경우 문성민은 포지션 변경을, 전광인은 이적이라는 변화에 놓였다. 변화 속에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대표팀 차출로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한 것은 KOVO컵 대회 직전 고작 5일이다. 체력은 바닥이다. 문성민의 타점은 현저히 떨어졌고, 전광인은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 그런데 최태웅 감독은 문성민-전광인 체제를 밀어붙였다. 실제 문성민과 전광인은 KOVO컵 조별리그 1, 2차전을 교체없이 풀로 뛰었다. 체력 안배도 필요했지만, 더 시급한 것은 선수 본인이 현실을 느끼는 것이다. 최태웅 감독은 "문성민, 전광인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들이다. 본인이 느끼면 그만큼 더 노력한다"며 "그것을 뛰어넘어 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문성민 역시 "지금까지 감독님과 신뢰를 바탕으로 배구를 했다"며 "프로는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감독님을 믿기 때문에 선수는 그것을 따를 뿐"이라고 설명했다.

 

세터 이승원도 마찬가지. 이승원은 KOVO컵에서 잦은 미스로 주춤했다. 현장에서는 이승원을 현대캐피탈의 최대 약점으로 지목했다. 그런데 최태웅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최태웅 감독은 "토스 미스가 났던 것 중 공격수의 실책도 있었다. 승원이는 연습한 대로 잘 올렸는데, 공격수의 타이밍이 늦었다"며 "힘든 상황에서 승원이가 잘 따라와주고 있다. 훈련에서는 기대만큼 보여주고 있다. 이제 그것을 실전에서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노력 여부가 달려있지만, 노재욱 만큼의 경기력은 해낼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이승원 역시 "공격수 형들을 믿고 따라갈 것"이라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간절하게 노력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와 함께 최태웅 감독은 플랜 B, C까지 준비했다. 그렇게 호락호락한 지도자가 아니었다. 우선 다가올 신인 드래프트에서 세터를 선발하는 것으로 준비를 마쳤다. 어찌 보면 당연한 순서이다. 이와 함께 비장의 카드도 있다. 최태웅 감독이 평소 배구판을 살피면서 눈여겨본 세터가 있다. 프로 선수는 아니지만,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이다. 현재 팀에 합류해 훈련하고 있다. KOVO컵에서는 선수 등록을 하지 않아 팬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홍천 전지훈련 간 치른 연습경기에서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고 알려졌다.

 

최태웅 감독은 "솔직히, 좀 더 편한 배구를 할 수 있다.  파다르, 문성민, 전광인 모두 2단 공격에 능하다. 리시브가 불안하면 여오현이 높이 띄워주기만 해도 득점을 올릴 수 있다. 리시브, 세터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면서도 "그러나 현대캐피탈의 모토는 즐거운 배구이다. 편하게 배구하면 선수도, 팬도 즐거울 수 없다. 현대캐피탈의 스타일대로 배구를 해야한다. 그래서 철저하게 노력하고 땀 흘려야 한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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