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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누비는 40대 ‘줌마렐라 부대’… “우린 노는 물이 달라”

입력 : 2018-09-19 03:00:00 수정 : 2018-09-18 18: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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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비행기로 3시간 남짓 거리
밤늦게까지 치안 좋은 도시로 유명
여성끼리 떠나도 두려울 이유 없어
멋진 야경 즐길 수 있는 '스타페리'
미슐랭 프렌치레스토랑 '에퓨레'등
볼거리·맛집·쇼핑 다 즐길 수 있어

[전경우 기자] ‘줌마렐라(아줌마와 신데렐라를 합친 신조어’)들이 홍콩의 거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40대 여성층은 최근 여행업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류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랐고 사회적으로도 탄탄한 입지를 다져 놓은 이른바 ‘줌마렐라’들은 문화에 대한 높은 안목과 적극적인 인생관을 갖고 있어 여행지에서 지갑을 여는 것을 아까워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불과 3시간 남짓 거리인 홍콩은 빌딩숲 사이 곳곳에 세계적으로 수준 높은 레스토랑과 카페, 쇼핑몰과 호텔이 몰려 있다. 홍콩은 밤늦게까지 치안이 좋은 도시로 유명한 데다 교통 시스템이 잘 정비돼 있어, 여성들끼리 떠나는 여행이라도 두려울 이유가 없다. 가정과 일 양쪽을 모두 챙기느라 바쁘게 지내왔다면 올해 가을에는 ‘절친’들과 함께 짧은 여행을 떠나보자. 홍콩관광청에서 ‘영포티(젊은 40대)’를 위해 추천한 명소를 모았다.


▲고풍스러운 문화유산에서 티 타임-‘타이퀀 센터 포 헤리티지 앤 아트’

란콰이퐁과 소호 사이 드넓은 블록 하나를 통째로 차지한 타이퀀 센터 포 헤이티지 앤 아트는 올해 가을 홍콩에서 가장 ‘핫한’ 공간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곳은 1864년 지어진 센트럴 경찰서를 문화 유산 전시장과 현대 미술 갤러리, 공연장으로 개조한 독특한 공간이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홍콩 예술가들의 낯설고 경쾌한 감각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즐겁고, 센터 곳곳에 입점한 레스토랑과 카페, 숍도 하나같이 근사하다. 독일의 예술 서적 출판사 ‘타셴’이 아시아에 처음으로 오픈한 서점이 여기에 있고, 홍콩 최고의 찻집 ‘록차 티하우스’ 분점은 질 좋은 보이차와 신선하고 다양한 녹차를 엄선해 판매한다. 점심시간에 들른다면 홍콩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 높은 채식 딤섬 코스를 맛볼 수 있다. 레스토랑 올드 베일리는 난징 전통 메뉴를 감각적으로 해석한 곳이다. 등나무 가구와 목재로 완성한 바, 아름다운 의자들로 꾸민 실내에서 낭만적인 응접실에 초대받은 듯 기분 좋은 오후를 보낼 수 있다.

▲영혼을 위한 처방전-‘닥터 펀즈 진 팔러’

MTR 센트럴 역에서 랜드마크 쪽 출구를 향해 걷는다. 쇼핑몰에 들어서자마자 시야의 오른편에 은밀하게 숨은 두 개의 문이 보인다. ‘닥터 펀의 진료실’이라는 팻말은 깜찍한 농담일 뿐, 이곳은 사실 약국을 콘셉트로 삼은 술집 겸 카페다. 닥터 펀즈 진 팔러의 주 종목은 진이다. 최근 몇 년 간 진은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술이었다. 닥터 펀즈 진 팔러는 전 세계에서 구한 250개의 프리미엄 진을 갖추고, 다양하고 독창적인 진토닉 메뉴도 마련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쉬웠다. 진의 전통과 매력을 더욱 잘 전달하기 위해, 이곳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지어냈다. 식물학 전문가인 닥터 펀은 방문객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특별 처방전을 만들어준다. 바의 분위기는 스토리에 충실하다. 바텐더와 서버는 약사처럼 새하얀 가운을 입었고, 고풍스러운 약장과 녹색 식물로 실내를 꾸몄다. 대표 칵테일인 진토닉은 좁고 긴 글라스에 다채롭고 향기로운 가니시와 함께 나온다. 나무를 그대로 베어낸 듯 독특한 플레이트 위에 굴 크림과 캐비어 등을 가득 올린 애프터눈 티 세트도 인기 높다.

▲새로운 조향의 세계와 만나다-‘파퓨메리 트레저’

센트럴 서쪽의 한가로운 뒷골목, 19세기 파리로 시간을 돌린 듯 고풍스러운 향수 가게가 발길을 붙든다. ‘파퓨메리 트레저’는 프랑스어로 ‘조향사의 보물’을 뜻한다. 그 이름 그대로 이곳은 전 세계의 창의적이고 독특한 조향 브랜드들을 한데 모았다. 영국 저널리스트 벨라 크레인이 론칭한 벨라 벨리시마부터 19세기 파리와 런던 귀족들에게 인기 높았던 유서 깊은 브랜드 도르세, 향수의 역사로부터 영감을 얻은 창조적 셀렉션 히스토리 드 파퓸까지, ‘파퓨메리 트레저’의 벽장은 황홀한 향기로 가득하다. 유럽의 크고 작은 향수 아틀리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계약을 맺은 열정 덕분이다.

▲단돈 400원의 로맨틱 크루즈-‘스타페리’

도시가 가장 아름다워지는 저녁나절, 홍콩에서 가장 로맨틱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스타페리 선상이다. 출렁이는 황금빛 파도 위에서 양쪽 해안의 풍광을 느긋하게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세기 말 처음 운행을 시작한 스타 페리는 아직도 홍콩 시민들의 교통수단으로 사랑받고 있다. 완차이와 라마 섬 등 홍콩 곳곳의 부두로 연결되지만,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코스는 빅토리아 하버와 침사추이를 잇는 노선이다. 승선권은 단돈 400원 남짓에 불과하다. 가을 저녁 바람이 뺨을 부드럽게 스치고, 센트럴에서 출발한 배는 침사추이 오션 터미널을 향해 서서히 다가간다. 배에서 내리는 것이 아쉽다면, 오션 터미널 옥상의 ‘오션데크’에서 석양의 낭만을 이어갈 수 있다.

▲황홀한 밤의 완성, 미슐랭 프렌치 레스토랑-‘에퓨레’

‘에퓨레’는 하버시티 오션 터미널 레벨4에 보석처럼 숨어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달로와요 베이커리’ 뒷쪽 좁은 입구로 들어서면 바깥에서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우아한 풍경이 눈길을 끈다.

이 곳의 셰프 니콜라스 부탱은 정통 프랑스 요리의 탄탄한 기본기 위에 제철 식재료와 창조적인 레서피를 더했다. 프랑스 최고의 정육점으로 꼽히는 ‘폴마드’에서 공수해온 고기로 만든 비프 타르타르, 홍합 샐러드와 함께 먹는 차가운 호박 수프 등 미식가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계절 메뉴가 이어진다. ‘에퓨레’의 독보적인 메뉴와 빈티지 와인 콜렉션은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 하나를 획득했고, 2016년부터 꾸준하게 홍콩 타틀러 베스트 레스토랑에도 이름을 올렸다.


▲가을 바닷가에서 커피 한 잔을-‘커피 아카데믹스 리펄스 베이’

센트럴에서 버스를 타고 약 30분 달리면, 햇빛 아래 야자수가 눈부시게 흔들리는 새하얀 해변이 모습을 드러낸다. 뻔한 홍콩 여행에서 벗어나는 시간이다. 홍콩 부유층의 거주지답게 조용하고 깨끗하게 정비된 바닷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 아름답다. 가을까지 수온이 따뜻한 홍콩 바다에서 헤엄을 치거나 일광욕을 즐기다, 문득 지겨워지면 더펄스 쇼핑 아케이드로 향해보자. 도시 전체를 통틀어 맛있는 커피로 손꼽히는 ’커피 아카데믹스’가 여기에 있다. 마누카 허니를 넣은 카페라떼부터 오키나와산 비정제 흑설탕으로 독특한 풍미를 추가한 커피, 오스만더스 꽃잎을 띄워 차처럼 가볍게 마시는 커피까지 특별한 메뉴들이 선택을 기다린다.

kwjun@sportsworldi.com
자료=홍콩관광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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