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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지프 랭글러 타고 계곡 타봤어?

입력 : 2018-09-13 03:00:00 수정 : 2018-09-12 18: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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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무릎 높이 수심도 거뜬
오프로드 묘미 제대로 느껴

[한준호 기자] 이렇게 물이 흐르는 곳을 차로 갈 수 있다고?

커다란 바위들에 물까지 차 있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인데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차량이 주행한다고 하면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지프의 신형 랭글러라면 가능하다.

얼마 전 강원도 평창 흥정 계곡에서 신형 랭글러에 탑승해 실제 물과 바위 위를 거침없이 달려봤다. 바로 바위와 물로 이뤄진 ‘락 크롤링’ 구간 시승을 통해서였다. 3㎞에 불과한 거리였지만 길게 느껴질 만큼 아슬아슬한 스릴감과 동시에 랭글러의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만끽할 수 있었다.

울퉁불퉁 돌들이 가득한 산길을 달리던 랭글러가 계곡에 도착했다. 길에 박힌 돌보다 더 큰 바위가 앞으로 가로막고 있는데다 물까지 흐르는 구간이었다. 이곳을 건너는가 싶더니 앞에서 안내하는 차량이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인도했다. 진정한 락 크롤링에 돌입하는 순간이었다.

차량을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른 후,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얕은 물이었지만 큰 바위는 넘어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앞바퀴가 힘겹게 올라서는가 싶더니 무사히 통과했고 이런 과정이 반복됐다. 길에서와 달리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덜컹거림은 잔재미를 선사했다. 곧이어 무릎 가까이 찰 정도의 깊이까지 물이 가득한 곳에 도달했다. 첨벙 소리가 나더니 물이 분수처럼 뻗어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락 크롤링 구간 시승이 끝나고나서는 랭글러의 앞길을 막는 장애물은 도저히 떠올릴 수 없을 것 같았다.

전 세계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선보인 랭글러는 1941년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절 탄생한 지프의 윌리스를 계승하는 모델이다. DNA에 깊이 각인된 ‘군용 차량’답게 바퀴 축이 고정되지 않아 위 아래로 움직이며 굴곡이 심한 장애물로 가득한 전장을 누빌 수 있다. 여기에 4륜 구동 개념까지 처음 도입돼 진흙이나 모래, 그리고 바위까지 도로가 아닌 곳을 지나다니기 위한 능력을 장착했다. 이처럼 기본적 오프로드 성능을 탑재한 신형 랭글러는 성인 허리 높이인 76.2㎝ 깊이의 물 속도 달릴 수 있다.

오프로드에 특화된 랭글러를 타고 락 크롤링 구간을 경험한 이후 오프로드에 대한 개념이 바뀔 정도였다. 차량 전복 가능성을 줄인 시스템부터 기존 V6 엔진 성능을 뛰어넘는 새로운 2.0ℓ 터보차저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가 결합해 최대 272마력의 힘을 발휘하는데 덕분에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오프로드 주행에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시승 중간, 잠시 동안 차량이 멈춰서 있으면서 밖으로 나가봤다.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바위 위에 껴있는 짙은 초록빛 이끼에 산들산들 부는 계곡 바람까지 절로 탄성을 자아냈다.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오프로드 주행의 진정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차량이 몇이나 될까. 지프 신형 랭글러의 매력이 더욱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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