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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눈 떠라” 외친 칠레, ‘아리랑’을 조롱했다

입력 : 2018-09-11 20:35:38 수정 : 2018-09-11 20:3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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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수원 권영준 기자] 4만명이 운집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아리랑’을 열창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눈 떠라”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평가전에 나선다. 한국은 지난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격돌해 2-0으로 승리했다.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한국 칠레의 A매치 평가전 4만760석이 모두 팔렸다”며 “전날 이미 유효 좌석 3만8760석 인터넷 판매분이 모두 팔렸고, 경기 당일 현장 판매분 200장도 동이 났다. 인터넷 취소분 200장이 발생했는데, 이마저도 다 팔렸다”고 설명했다.

 

경기장 분위기도 뜨거웠다. 관중석을 가득 채운 팬들은 아리랑을 열창하며 벤투호를 응원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붉은색 유니폼이다. 평소보다 많은 팬들이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이 붉은 물결로 물든 순간이다.

 

애초 이날 경기를 앞두고 야유가 쏟아질 것을 걱정했다. 칠레 축구대표팀의 디에고 발데스가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행동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발데스는 9일 동료들과 함께 수원역 주변 관광에 나섰다. 칠레 선수단을 알아본 한국 축구팬은 사진 요청을 했다. 그런데 사진 촬영을 하면서 두 손으로 양 눈을 찢는 포즈를 취했다. 이 사진이 공개되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일파만파 퍼졌다.

 

루에다 감독은 지난 1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 사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축구에 관한 질문을 할 것인가, 축구 외적인 질문을 할 것인가 묻고 싶다”며 대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이날 발데스를 선발 명단에 올렸다. 발데스는 A매치 6경기 출전이 전부인 선수이다. 2015년 A매치 데뷔전을 치렀으나 이후 2년동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고, 2018년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 출전이 전부이다.

 

하지만 한국 축구팬들은 발데스를 향한 야유를 보내지 않았다. 발데스의 얼굴을 모르는 것도 있었지만, 멀리 한국까지 찾아온 손님에 대한 예의였다. 팬들은 한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데 집중했다.

 

그런데 지난 10일 밤 칠레 선수단이 집단으로 인종차별적 행동을 한 것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인스타그램 Dltsports은 지난 10일 칠레 축구대표팀 선수단이 수원시 번화가를 거니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 속에는 칠레 미드필더 차를레스 아랑기스가 변화가 많은 사람들을 촬영하고 있다. 그런데 뒤 편에 모여있던 선수단 사이에서 수비수 마우리시오 이슬라가 "눈을 떠라(Abre los ojos!)"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그대로 담겼다.

 

‘Abre los ojos’는 눈을 떠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영화 ‘오픈 유어 아이즈(Open your eyes)의 스페인어판 제목이기도 하다. 또한 비속어를 섞었다는 현장 목격자의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선수단끼리 소리친 것이 아니라, 번화가를 오가는 불특정 다수를 향해 소리쳤다는 것이다.

 

전후 상황이 영상에 담겨 있지 않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그러나 최근 칠레 선수단 가운데 발데스가 인종차별 제스처로 논란이 한바탕 일어난 터라 아쉬움이 크다. 특히 루에다 감독은 이 사안의 중대함을 간과한 채 발데스와 아랑기스, 이슬라는 모두 한국 칠레전 선발 명단에 포함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인스타그램 Dltsports 영상 캡처, 대한축구협회

링크= https://www.instagram.com/p/Bng6OijHcht/?utm_source=ig_web_copy_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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