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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신간] ‘연애의 기억’, 사랑에 대한 깊고 서늘한 통찰

입력 : 2018-09-10 03:00:00 수정 : 2018-09-09 15: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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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때론 격렬하게, 때론 냉철하게. ‘연애의 기억’에서는 사랑의 시작과 끝을 되짚는 깊고 서늘한 통찰이 담겼다. 

 

‘연애의 기억’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매번 자신의 작품을 뛰어넘으며, 최신작으로 “힘의 절정에 선 소설가”라는 극찬을 받은 줄리언 반스의 작품.

 

‘연애의 기억’은 막 어른이 되려 하는 19세 청년과 오래전부터 어른이어야 했던 48세 중년의 여인, 그들이 나눈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깊은 슬픔과 심오한 진실을 관통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저자가 평생에 걸쳐 답하고 이해하고자 했던 단 하나의 사랑에 대한 행복과 고통, 기쁨과 슬픔이 집약된 통찰과 지혜를 전한다.

 

소설은 이제 일흔 즈음에 접어든 남자가 50여 년 전 예기치 않게 자신의 첫사랑과 맞닥뜨린 일을 돌이키며 시작한다. 제정신이 아닐 정도의 자신감을 지닌 남자와 다 닳아버린 세대를 지나고 있는 여자. 선택할 수도 제어할 수도 없는 감정이 두 사람을 몰아붙이던 순간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첫사랑은 삶을 영원히 정해버린다”라는 그의 독백처럼 그들의 이야기는 시간과 장소, 사회적 환경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일인칭”으로 벌어져 오래도록 남을 단 하나의 기억으로 깊숙이 자리잡는다.

 

세 개의 장으로 나뉜 이 소설은 각 장마다 다른 시점이 등장한다. 첫 번째 장에서 주인공 폴은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1인칭으로 그곳에 존재하는 자신의 모습을 기꺼이 마주하지만, 두 번째 장에서는 행복이 사그라든 자리에 파고드는 고통을 때때로 2인칭으로 물러나 지켜보듯 덤덤하게 읊조린다. 마지막 장에서는 점점 더 고통스러운 상황들이 이어지고, 급기야 3인칭으로 한 발 더 물러서 최대한 먼 거리에서 쓰디쓴, 한편 안심이 되는 진실을 향해 조용히 다가간다. 이를 통해 어떻게 그들이 사랑에 빠졌고, 어떻게 두 사람이 함께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서서히 두 사람이 돌이킬 수 없는 거리까지 멀어지게 되었는지 천천히 따라가 볼 수 있다.

 

지은이 줄리언 반스(정영목 옮김). 384쪽.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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