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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9-09 14:45:46, 수정 2018-09-09 14:45:45

    모두 함께 페어플레이… 장애의 벽 넘어 게임으로 하나 되다

    ‘전국장애학생 e페스티벌’ 가보니…
    ‘정보경진대회’·‘e스포츠 대회’ 등
    체험프로그램 구성… 1500명 참여
    제약·편견 없이 게임 순기능 체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14명 수상
    • [김수길 기자] #중도중복장애(重度重複障碍): 장애의 정도가 매우 심하고 장애가 두 가지 이상 중복해 있는 경우

       

      거동이 부자유스럽고 찰나의 생각을 신속히 전하기 힘든 불편함은 게임으로 꿈을 펼치려는 이들에게 한 치의 벽이 되지 못했다. 여러 장애를 한꺼번에 안고 있는 중도중복장애학생들은 연신 마우스를 만지작거리며 모니터에 나온 볼링공을 굴렸고 육상 트랙을 달리곤 했다. 최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펼쳐진 ‘전국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다른 장애인보다도 더 힘들 법한 중도중복장애학생 15명이 보여준 짜릿한 게임 한 판이 유난히 빛났다.

       

      매년 하늘이 높아가는 9월의 초입 무렵 전국에서 온 장애학생들이 게임으로 친구들을 만나고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무대가 올해도 많은 이야기를 남기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넷마블문화재단과 국립특수교육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 주최한 ‘전국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예년에 비해 종목이 확대됐고, 장애학생들에게 최적화된 종목이 추가되는 등 양과 질 모두 향상됐다.

       

      ◆장애 없이 나란히 섰다

       

      올해로 10회차를 맞은 ‘전국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장애를 겪지 않은 이들과 동등하게 어깨를 맞춘다는 기존 목표에다, 장애학생들의 참여와 보람을 배가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덧칠했다. 일례로 듣지 못하는 장애학생들이 간단히 코딩을 짜서 로봇을 움직이는 로봇코딩 종목은 통상적인 정보경진대회와는 사뭇 다른 감격을 전했고, 스위치(닌텐도의 게임기) 종목에서 볼링과 육상을 택한 중도중복장애학생들은 각자 기량을 뽐내면서 성취감을 몸소 느꼈다.

       

      아들과 함께 온 김민정 씨는 “어느 날 게임을 하다가 만세를 부르면서 그토록 즐겁게 웃는 아들을 보니, ‘게임이 단순한 여가 수단만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요즘 말로 소확행(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스치듯 흘러갈 법한 순간 출전을 결심했는데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국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총 1500명의 본선 진출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로봇코딩을 비롯해 아래한글과 파워포인트, 엑셀 등 정보경진대회로 총 16종목이 설정됐고, 온라인 야구 게임 ‘마구마구’와 모바일 게임 ‘모두의마블’ 같은 게임으로는 11개 e스포츠 종목이 있었다. 앞서 지난 5월부터 예선전을 치렀고 전년보다 53%가량 증가한 3869명이 신청서를 낼 정도로 호응이 뜨거웠다.

       

      특히 국립특수교육원과 교육부는 중도중복장애학생들이 보조기구를 착용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이동을 가미한 길찾기 같은 스포츠 미니게임을 공동 개발해 종목에 넣었다. 행사의 주요 주체 중 한 곳인 넷마블문화재단도 대회 참가자는 물론, 가족들이 만끽할 수 있는 볼거리를 곳곳에서 선보여 심심할 틈을 완벽 차단했다. 브릭으로 나만의 세상을 표현하는 ‘브릭월’, 내가 꿈꾸는 직업 의상을 가상으로 입어보는 ‘가상피팅 드레스룸’, 여기에 뮤지컬 배우 바다의 공연 등은 내방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서장원 넷마블문화재단 대표는 “‘전국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장애학생들의 새로운 여가문화를 형성하고 정보화 능력을 신장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면서 “10년차인 올해는 승패와 관련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회였고, 다음 대회 역시 더욱 많은 학생들이 즐겁게 동참할 수 있는 내실 있는 대회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게임 순기능 확실히 각인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장애학생과 일반인을 별도 구분하지 않고 있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또는 장애학생과 학부모·교사가 한 팀을 이루면서 합심해 실력을 겨루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넷마블문화재단의 모기업인 넷마블의 임직원이 경기 심판과 출제위원, 자원봉사자 역할을 맡아 대회의 전문성도 상향시키고 있다. ‘모두의마블’ 장애·비장애학생 통합부문 우승팀 김연아 지도교사는 “승패와 관련 없이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는 모습을 보며 게임의 순기능을 직접 체감했다”고 강조했다. 이 부문 우승자인 인천송현초 홍석주 학생도 “준비하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우승해 기분이 너무 좋았고,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뜻 깊었다”고 했다.

       

      e스포츠 대회 종목별 우승자 14명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고, 국무총리상 및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이 걸린 정보경진대회 결과는 향후 대회 홈페이지로 별도 공지된다. 서장원 대표는 “지난 10년간 행사를 지원하면서 장애학생들이 e스포츠 축제를 통해 꿈을 꾸고 또 도전하는 모습에 감동했다”며 “넷마블문화재단은 다양한 장애인 대상의 공헌활동을 지속해 이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2009년 ‘전국특수교육 정보경진대회 및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대회’가 출발점이다. 2015년에는 한국과 일본, 대만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교류전 형태의 세계대회가 동시 열렸다. 이어 2016년부터 이른바 축제 형태로 대회 운용에 변화를 주면서 대중성을 키우고 있다. 올해 넷마블문화재단이 출범하기 전에는 모기업인 넷마블 이름으로 참가해왔다.

       

      넷마블은 장애를 넘어 꿈과 희망을 공유하는 모두의 축제를 지향점으로 잡고 있다. 장애학생과 가족들이 화합하고 소통하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각론을 내놓기도 했다. 게임 속 인기 캐릭터들과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는 3D 미디어월을 비롯해 장애학생 바리스타관, 장난감을 제작해보는 과학 체험존 등은 가족 단위 내방객들의 이목을 끈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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