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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벤투 감독, 최대 약점 ‘빌드업’에 자신 있는 이유

입력 : 2018-09-09 12:00:00 수정 : 2018-09-09 15: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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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빌드업을 최대 약점으로 판단하신 것 같다. 그런데 강점으로 바꿀 수 있다고 자신감 있게 말씀하시더라. 기대한다.”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수단을 소집해 가장 먼저 진행한 훈련 프로그램은 전술 훈련이었고,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빌드업이었다. 최후방에서 중앙 미드필더를 거쳐 측면으로 볼을 운반하는 과정을 반복해 숙달했다. 특히 중앙에서 측면으로 빠져가는 움직임을 강조했다.

 

분명 이전과 다른 풍경이다. 대표팀은 소집 첫 훈련에서 볼 뺏기 게임을 진행했다. 5~6명이 한 조를 이룬 뒤 술래를 정해 놓고, 짧고 빠른 패스를 통해 최대한 볼을 뺏기지 않는 게임이다. 대부분 소속팀 일정을 소화한 뒤 대표팀에 합류하기 때문에 피로를 풀면서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진행한다. 짧은 패스 훈련도 겸한다.

 

그런데 벤투 감독은 이 과정을 최대한 줄이고, 빌드업 훈련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이 장면을 유심히 지켜보던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스포츠월드와 만난 김판곤 위원장은 “대표팀을 소집하자마자 전술 훈련을 진행하는 케이스는 처음 봤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이 훈련 전개가 맞다, 틀리다 판단할 순 없다.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수많은 전술 훈련 가운데 빌드업을 택했을까. 김판곤 위원장은 “벤투 감독이 소집에 앞서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영상을 많이 봤다고 하더라”며 “한국 축구의 최대 약점을 빌드업으로 꼽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벤투 감독이 빌드업은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골키퍼-중앙 미드필더-공격수로 이어지는 포지션에 기술이 좋은 선수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골키퍼 조현우부터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 그리고 공격진에 손흥민을 뜻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이 대표팀 은퇴를 고민한 기성용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 이유가 이 때문이다. 조현우가 부상으로 빠지긴 했지만, 김승규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골키퍼이다. 가능성을 멀리 내다본 것이다.

 

결과적이지만, 코스타리카전에서 확실히 발전한 모습이었다. 기성용의 발끝에서 내뿜는 롱패스에 코스타리카 수비진이 수차례 흔들렸다. 후반전 들어 기성용이 빠지면서 빌드업이 다소 무뎌졌으나, 손흥민과 남태희가 측면에서 과감하게 드리블 돌파를 하면서 이를 만회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 직후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빌드업을 하는 과정을 선수단이 잘 이해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판곤 위원장은 “냉정하게 말해서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훈련이 아니다. 1~2경기를 통해 발전했다고 속단할 필요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며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한다. 그러나 초반 과정은 기대감을 충분히 준다. 한국 축구 발전에 기틀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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