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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9-06 03:12:00, 수정 2018-09-06 01:39:55

    [SW신간] ‘3인칭 관찰자 시점’, 인간 본성에 깃든 악을 성찰한다

    •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가톨릭 사제가 된 연쇄살인범의 아들. 그는 아버지를 닮은 괴물일까 편견의 희생자일까.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인간 본성에 깃든 악을 성찰하는 과감하고 역동적인 탐문이 시작된다. 

       

      ‘3인칭 관찰자 시점’은 2018년 제14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조경아의 장편소설.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의 아들이 가톨릭 사제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주변 여러 사람의 시점으로 다각도로 서술하는 독특한 형식의 소설로, 세계문학상 심사위원단은 이 책에 대해 “이런 방식을 통해 세상에 단 하나의 진리가 없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선과 악의 경계를 다각적으로 탐문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찬사를 보냈다.

       

      연쇄살인범 강치수의 아들 테오, 혹은 가톨릭 사제 디모테오는 살인마 아버지와 12년을 함께 살면서 어린 나이에 어머니와 친구의 누나가 아버지에게 잔혹하게 살해되는 현장을 목격하고도 끝내 살아남았을뿐더러, 아버지의 은신처를 경찰에 알림으로써 살인범 체포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 특수한 과거를 지닌 인물이다.

       

      그는 스스로가 무시무시한 폭력의 피해자이자 어머니를 잃은 당사자였음에도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을 받으며 성장했고, 신학교에 들어가서도 여러 논란을 거치며 처절한 노력 끝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소설은 사제가 된 그가 성당에 부임하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그는 소설에서 내내 괄호 속 인물로 존재한다. 주인공이되 자신에 대해 직접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야기는 디모테오가 아닌 그의 주변 인물들의 시점으로 전개되며, 각자의 입장에 따라 그를 바라보는 시각은 판이하다. 어떤 이는 지옥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정신세계는 보통 사람과 다를 거라며 그를 위험인물로 간주하고, 어떤 이는 그의 따뜻한 면모와 날카로운 통찰력에 반한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계속해서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 과연 그는 아버지를 닮은 괴물인가, 오해와 편견의 희생자인가?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궁금증은 증폭된다.

       

      작가는 여러 인물의 시점으로 흔들림 없이 디모테오를 쫓는다. 여러 시점들의 대화성이 탐문의 깊이를 더하고, 독자의 참여 공간을 넓히면서 흥미를 북돋운다. 그 관찰자들의 시선 속에 과연 디모테오의 진짜 모습이 있을까. 우리는 한 사람의 진실을 판단할 능력이 있는 존재인가. 이런 질문을 하노라면 “작가의 역동적인 시점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은 악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무척 작은 존재임을 절감하게 되면서 겸허히 반성하게 된다.”는 문학평론가 우찬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조경아 지음. 264쪽. 나무옆의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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