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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9-02 09:54:28, 수정 2018-09-02 09:54:28

    [황현희의 눈] 로봇에게 인권을?!

    • 얼마 전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방송을 녹화하던 중에 당혹스러운 장면이 있었다. 

       

      주제는 뻔한 내용이었다. ‘인공지능 과연 어디까지 왔는가?’ 대충 이런 주제였고, 난 “그래 4차 산업혁명 이야기면 이 주제는 빠지지 않고 등장 해줘야지”라고 생각하며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자료화면을 출연자들과 방청객분들과 함께 보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 외국의 한 남성이 네 발로 만들어진(마치 강아지 모습을 한) 로봇을 발로 걷어차자 균형을 잡으려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로봇의 모습에 모든 사람이 경악을 금치 못하며 불쌍하다는 리액션을 했다. 심지어 탄성까지 들려왔다. 나 역시도 감정이입을 하고 “저 사람 왜 저래?”라는 생각을 한 후 순간 당황했다. 

       

      아니 저건 분명 기계일 뿐이고 그 기계를 인간의 관절과 같이 작동하고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의미로 걷어차는 실험을 한 것뿐인데 지금 느껴지는 안타까운 감정은 무엇인가를 한참 생각했다.

       

      순간 여러 가지의 경우의 수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만약 내가 구입한 생명이 없는 기계일 뿐인 인공지능 로봇이 아이의 모습을 했다고 치자. 이 로봇이 배터리 충전이 필요할 때마다 “아빠 배고파요”라고 한다면 난 그 로봇에게 어떤 감정을 가져야 할까. 시간이 지나 부품이 오래되어 기계의 교체 시기가 왔을 때 “아빠 살려 주세요”라고 한다면 난 그 기계에 어떤 감정을 가져야 할까. 또 길을 지나다 으슥한 곳에서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을 누군가가 구타를 하는 장면을 본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 걸까.

       

      이런 여러 생각을 하던 도중 난 지금도 내 앞을 지나가고 있는 로봇청소기를 보며 “야 거기 말고 이쪽이야”라고 대화를 시도했다. 날 대신해 청소를 해주는 저 녀석이 친근하다.

       

      어찌 보면 ‘로봇에게 인권을!’ 같은 구호가 일상의 현실인 시대가 머지않아 올지 모른다. 4차 산업혁명보다 아무래도 내 감정의 혁명부터 우선 다스려야겠다.

       

      이 해답을 쉽게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오랜만에 잊고 있었던 피노키오라는 동화를 다시 한번 봐야겠다. 

       

      황현희 개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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