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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초보’ 박종훈의 자카르타 일기①] "남은 경기 무조건 이기겠습니다"

입력 : 2018-08-29 07:00:00 수정 : 2018-08-29 0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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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입니다. 지난 2013년 동아시아대회 이후 무려 5년 만에 태극 마크를 달았습니다. 메이저대회 태극마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간 몇 번이나 기회가 있었지만, 그동안 최종엔트리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끝내 기회가 주어지지 않더군요.

 

그런데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는 말이 맞더군요. 제게 너무나 간절했던 태극마크가 현실이 됐습니다. 태극마크는 특별합니다. 지난 18일 태극마크가 달린 유니폼을 받고 난 뒤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태극마크를 달면 없던 힘도 생긴다”는 말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27일 인도네시아전에 선발로 나섰습니다. 사실 부담이 많았습니다. 26일 대만전과의 첫 경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벤치에서 우리 동료들에게 힘을 넣기 위해 더 소리를 지르며 힘을 넣었지만, 결과는 전혀 예상치 못한 패배였습니다. 답답했습니다. 우리가 충분히 이길 전력인데, ‘아, 이게 야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더 악물었습니다. 상대인 인도네시아가 약체라는 평가받지만, 그쪽도 야구를 하는 국가라 방심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너무 긴장한 탓이었을까요. 1회 1사에서 내야 안타를 내줬습니다. 그때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경기 전, 정민철 코치님이 ‘상대가 누구든지 너 자신만 생각하고 던져라. 네 공을 칠 수 있는 타자를 없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아, 맞다. 시즌과 같이 던지자. 정신 차리자. 침착 하자’는 말을 속으로 수없이 되뇌었습니다.

 

비록 짧은 이닝이었지만, 마운드에 공을 던지는 게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그토록 꿈꾸던 태극마크. 나라는 대표해서 던지는 투수라는 자부심이 들었습니다. 어제 제 공을 받아준 (이)재원이형에게는 늘 고마운 마음입니다. 사실 제가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던 것은 재원이형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재원이형을 믿고 공을 던졌습니다.

 

첫 경기에서 비록 패했지만, 현재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엎질러진 물을 다시 채울 수는 없는 일입니다. 예방주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전 대승으로 팀 분위기도 다시 활력을 찾았습니다. 어차피 선수들은 ‘계속 이기면 된다’, ‘전승을 하면 되지’라며 의욕을 다시 다지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각 팀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여있습니다. 그래서 배울 것도 많습니다. 질문도 많이 하고, 후배들에게 제 노하우도 살짝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상무에 있을 때 동료들도 많아 마치 예전부터 한 팀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대만전 결과가 아쉽지만, 남은 경기에 전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선수단 전체가 독기를 단단히 품었습니다. 이제 질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제게 첫 국제종합대회인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하겠습니다. 약속합니다. 

 

정리=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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