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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그 한 골로 지옥에서 천당으로 올라서다

입력 : 2018-08-27 21:17:19 수정 : 2018-08-27 2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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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지옥에서 천당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황희찬(22‧레드불 잘츠부르크)은 최근 들어 화제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지난 6월 막을 내린 러시아 월드컵 멤버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이렇다 할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20일 1-0 승리로 끝난 키르기스스탄과의 E조 조별리그 3차전에선 비난 여론과 마주하기도 했다. 당시 황희찬은 승리를 확신할 수 없던 상황에서 과시용 개인기로 통하는 ‘사포(샤페우)’를 시도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공격 포인트를 향한 간절함은 점점 커졌지만 만회의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황희찬은 지난 23일 대표팀이 16강전에서 이란을 2-0으로 완파하는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봤고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역시 벤치에서 시작했다.

 

다행히 후반 시작과 동시에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경기는 마음처럼 풀리지 않았고 꼬여만 갔다. 공격의 활로를 열어야 하는 임무를 받고 나섰지만 드리블은 둔탁했고 패스 역시 2%가 부족했다. 그 사이 2-1로 앞선 채 전반을 마무리했던 대표팀은 후반 초반 상대에 두 골을 헌납하며 패배 위기까지 몰렸다. 후반 30분 황의조의 동점골로 천신만고 끝에 3-3 상황서 연장에 돌입했지만 황희찬은 여전히 돌파구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왼쪽 측면에서 분주히 움직였지만 패스와 슈팅 양면에서 마무리가 아쉬웠다.

 

답답함만 늘어가던 시점, 기적처럼 기회가 찾아왔다. 연장 후반 12분 황의조가 페널티킥을 유도했는데, 득점을 위해 황희찬이 직접 키커로 나섰다. 부담감이 극에 달했지만 황희찬은 골문 오른쪽 구석을 노려 끝내 득점에 성공했다. 골키퍼의 손에 맞았지만 공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득점에 성공한 황희찬은 곧장 유니폼 상의를 벗은 채 득점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했고, 이내 동료의 품에 안겨 눈물까지 보였다. 마음고생을 완벽하게 털어낸 유의미한 득점이었다. 경기장 내 거의 모든 이들이 승부차기를 염두했던 상황, 포기를 몰랐던 ‘황소’ 황희찬은 팀은 물론 자신도 ‘비난 지옥’에서 건져내는 ‘천당행 티켓’ 결승골을 거머쥐고 활짝 웃었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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