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다음

    입력 2018-08-28 03:00:00, 수정 2018-08-27 18:25:53

    무료 피부관리 당첨?… 셀트리온스킨큐어, 화장품 강매 유도

    철 지난 '구식 영업방식' 고수
    회유·인신공격하며 결제 유도
    회사 "강매 억울…구매는 소비자 몫"
    공정거래위원회 "판매 목적 속이고
    고객 불렀다면 '방판법 위반소지'"
    • [정희원 기자] “고객님 축하드립니다! 피부관리 이벤트에 당첨되셨어요. 연락드린 곳은 셀트리온스킨큐어라고 하고요. 15만원 상당 마사지를 무료로 진행해드리려고 합니다.”

      성인 여성이라면 한번쯤 받는 유형의 전화다. 미용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공짜 마사지’의 유혹에 흔들릴 법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갑작스런 이벤트 당첨 소식을 못미더워하는 사람이 더 많다. 무료 피부관리는 미끼일 뿐, 마사지가 끝나면 말도 안 되는 금액의 화장품 구매압박에 시달려야 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인지한 구식 영업방식… 100% 무료 서비스도 아니야

      무료 피부관리 이벤트 당첨을 내세워 화장품 강매를 유도하는 판매방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코리아나, 더나드리, 리엔케이 등 중견기업들이 지난 1990년대부터 시도해온 오래된 방식이다. 강매 피해 사례가 공유되고, 논란이 거세지며 철지난 영업방식으로 굳어지는 중이다. 더나드리는 헤르본 마사지숍을 운영하다 얼마전 그만둔 상황이다.

      이 같은 시장 흐름과는 달리 셀트리온의 자회사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젊은 브랜드인데도 선배들의 영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화장품 사업은 2013년부터 시작됐지만, 에스테틱은 2017년부터 운영돼왔다. 현재 서울 강남·서초·교대·홍대 등 4개 센터가 영업중이다.

      이벤트 당첨 대상자의 경우 주로 박람회·베이비페어 등에 참가한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통해 선별된다. 셀트리온스킨큐어에서 진행하는 마사지는 다른 에스테틱에서도 흔히 이뤄지는 피부관리와 약간의 보디관리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관리 시 자사 제품을 쓴다는 것이다.

      심지어 마사지도 100% 무료는 아니다. 업체는 관리에 사용되는 앰플은 정품을 한병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관리비인 3만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첨언한다. 카드도 안 되고, 무조건 현금만 가능하다고 신신당부한다.

      또 마사지는 ‘2시간 30분 상당 소요된다’고 설명되지만, 정작 관리는 1시간 남짓 이뤄지고, 나머지는 ‘피부상담’을 명목으로 한 화장품 설명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특수기기를 활용해 피부상태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것을 강요한다.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면 소비자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브랜드의 제품을 적게는 100만부터 수백만원대에 구입하는 것은 대개 제한된 정보로 인한 충동구매이거나, 곤란한 상황을 피하기 위한 상황모면용 지출로 볼 수 있다.

      ◆회유부터 인신공격까지 다양한 ‘협상스킬’ 선보여

      피부상담 매니저들은 다양한 ‘협상의 기술’을 꺼내들며 결제를 유도한다. 이 회사에서 무료마사지를 받고 후기를 남긴 고객들의 말에 따르면 ‘제품과 피부관리 서비스를 합치면 다른 피부관리실에 비해 가격이 싼 편이다’, ‘지금이 아니면 이 가격은 불가능하다’, ‘얼마정도면 구매 할 수 있겠느냐’, ‘관리를 받지 않으면 분명 피부가 빠르게 엉망이 되는데 나 같으면 그렇게 못산다’ 같은 말들을 늘어놓는다. 설득에 이어 결론은 외모지적으로 끝난다는 것. 마사지를 받고 피로가 풀려도 불편하고 곤란한 상황에 다시 피곤이 쌓인다.

      매장에서는 가격이 부담되면 24개월 할부를 할 것을 말하는 것은 기본이고, 갓 성인이 된 고객에겐 신용카드를 만들 것을 강권하기까지 한다. 구매의사가 없다고 밝히면 처음의 친절함은 사라지고 배웅인사조차 하지 않는다는 게 경험자들의 공통적인 경험이다. 한 고객은 수백만원 어치 상품을 구매한 뒤, 환불이 어렵다는 이야기에 결국 온라인 중고장터에 마사지 프로그램을 수차례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티켓은 1년이 넘도록 팔리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에스테틱을 방문한 고객들은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매력을 느껴 매장을 방문하는 것”이라며 “무료 이벤트라고 소개한 뒤 목돈을 쓰라는 것은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회사 측, ‘강매는 억울’… “구매결정, 결국 소비자 몫”

      셀트리온스킨큐어 관계자는 “강매라는 말은 억울하다”며 “화장품 구매나 에스테틱 티켓팅 결제는 선택의 문제이며, 정말 고객님의 의지가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결과일까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더욱이 우리 매장수는 코리아나나 리엔케이 등 기존 업체보다 숫자도 적은데, 그쪽이 더 문제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는 빈도의 차이일 뿐이다. 기존 기업에 비해 강매 건수가 적더라도 똑같은 영업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회사 관계자는 또 “오랜 직방판 관행 때문에 판매과정에서 설득이 지나쳤던 면은 있을 수도 있다”며 “본사에서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해 처음 센터를 오픈했을 때부터 강매금지 등에 대한 지침을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고, 본사 고객센터에 관련 불만사항이 접수되면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적극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방문판매법에 의거, 미개봉상품에 대한 고객 변심에 의한 부분도 14일 이내 환불하고 있다”고도 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에스테틱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회사 소속이 아닌 개인사업자기 때문에 100% 관리하는 게 어렵고, 강매 방식은 본사 입장이 절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에스테틱에서는 고객들에게 ‘제약회사를 기반으로 운영하는 브랜드’라고 적극 알리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 판매 목적 속이고 고객 불렀다면 ‘방판법 위반소지’

      공정거래위원회는 구매의사가 없는 소비자에게 판매 목적을 속이고 불러 들였다면 방문판매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설명한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공정위 등에서 이와 관련된 시정공고를 받지 않았다. 강매를 당했더라도 법적 처벌을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소비자가 직접 마케팅 정보 활용 동의서나 환불이 어렵다는 동의서에 서명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셀트리온의 화장품 전문 계열사다. 배우 김태희를 모델로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쳐왔지만 셀트리온이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시점인 2013년부터 적자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이 회사는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주력 제품 판매를 늘리는 등 실적 증가를 위한 전략에 매진하고 있다. H&B숍, 홈쇼핑, 온라인마켓 등에서 한스킨·셀큐어·포피네 등 자사 브랜드 품목을 늘리고 있으며, 실제로 반응이 좋은 일부 제품들도 있다. 트로트가수 홍진영이 한스킨 비비크림을 선호한다는 말에 관련 제품의 매출이 크게 늘기도 했다. 화장품 각각의 제품력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적잖다.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 높다.

      이처럼 제품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놔도 에스테틱의 화장품 강매가 이미지를 망치는 셈이다. 그럼에도 셀트리온스킨큐어가 ‘마사지 무료 이벤트’ 영업방식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들을 수 없었다.

      happy1@sportsworldi.com

    HOT레드

      • 오늘의 파워링크
      • Today 정보
      • 이시각 관심뉴스
      • Today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