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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은혜로교회, 피지에 건설한 낙원의 정체

입력 : 2018-08-26 01:25:04 수정 : 2018-08-26 01: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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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하느님이 선택한 낙토(樂土)라며 신도들을 남태평양 피지섬으로 이주시킨 은혜로교회 신옥주 목사. 하느님의 말씀을 받들며 살아가겠다고 한국을 떠난 400여 명의 신도들은 과연 피지에 낙원을 건설했을까. 

 

2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석 달 동안 추적한 은혜로교회와 피지 낙토의 실상을 공개했다. 지난 7월 24일 신옥주 목사는 베트남에서 귀국하다 공항에서 특수상해, 특수감금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제작진은 신 목사의 동의하에 그녀를 만나 인터뷰했다. 신 목사는 스스로를 진리의 성령 음성을 들려줄 유일한 그릇이며 성경에 기록된 자라고 주장했다. 또 폭행이나 감금, 노동착취 등은 전혀 없었고 모두 자발적으로 헌금하고 피지로 이주해 일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피지에서 탈출한 제보자들은 정반대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피지에서 탈출하다시피 돌아온 제보자들은 그곳에서 겪은 끔찍한 경험을 제작진에게 털어놓았다. 그들은 여권을 빼앗긴 채 12시간 이상의 중노동을 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했으며, 귀국은 물론 외출조차 자유롭게 꿈꿀 수 없는 반감금 상태에 있었다고 했다.

 

특히 귀신을 쫓고 영혼을 맑게 한다는 명목으로 ‘타작마당’이 어김없이 진행됐는데, 이는 부모와 자식 간에 서로를 때리게 하거나 특정 신도에 대한 집단폭행도 서슴지 않는 잔혹한 의식이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익명의 제보자는 제작진에게 영상파일을 건넸다. 영상 속에는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신옥주 목사의 설교 장면과 함께 타작마당의 비밀이 담겨있었다. 

 

한편 구속된 신 목사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타작마당’은 모두 자신이 지시한 것이지만, 헌금과 피지 이주는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가족 간에조차 이뤄진 공개 폭행 의식이 신목사가 신도들을 장악하고 이주를 완성하려는 목적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신옥주 목사가 만든 낙원의 정체

 

제작진은 신 목사가 주장하는 낙토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피지를 찾았다. 은혜로교회는 신도들의 노동력을 이용해 피지에서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했고, 그 중심에는 신 목사의 아들 김 씨가 있었다. 김 씨를 대표로 하는 '그레이스로드' 그룹은 피지 전역에 60개의 점포를 세우고 대규모 정부 사업에 참여할 만큼 유력 기업체로 변신해 있었다. 

 

제작진은 신 목사 체포 이후, 한국 경찰과 피지 경찰의 공조로 김 대표를 비롯한 은혜로교회 간부들을 검거하는 과정을 화면에 담았다. 양국 경찰은 주요 피의자들을 성공적으로 체포하고 한국으로 송환하려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체포 이틀 뒤 김 대표를 비롯한 피의자들은 피지 법무부에 의해 모두 석방됐다. 피지 전역에 손을 뻗친 '그레이스로드' 그룹의 실체는 무엇이며 의문스러운 송환 중단의 이유는 무엇일까. 

 

신옥주 목사는 "내가 한 사람도 오라 한 사람은 없다. 다들 스스로 자원했다"며 "나는 헌금 얘기를 안 한다. 강요한 적 없다. 절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탁지일 장신대학교 신학과 교수는 "꿈과 현실의 부조화 속에 그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그들이 만난 현실을 그들의 꿈으로 포장하는 것"이라고 맹신도의 심리를 분석했다.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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