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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자카르타] 김학범호, 키르기스스탄처럼 해야 키르기스스탄 ‘잡는다’

입력 : 2018-08-20 06:00:00 수정 : 2018-08-20 18: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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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자카르타(인도네시아) 박인철 기자] 키르키즈스탄이 보여준 투혼, 우리도 보여줘야 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남자축구대표팀이 20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키르키즈스탄과의 조별리그 E조 최종전을 치른다.

 

20일은 어쩌면 김학범호 최대 분수령이 될 날일지도 모른다. 김학범호는 지난 17일 말레이시아와의 2차전에서 안일한 대처로 1-2 충격패를 당했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김학범호가 FIFA 랭킹 171위 말레이시아에 패한 것은 어떤 핑계로도 용납되지 않는다. 말레이시아의 전술에 말렸고, 조급한 나머지 선수간 소통은 줄어들며 롱패스로만 경기를 풀어가려 했다. 한국이 잘하는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결국 이 패배로 한국의 조 1위는 물거품이 됐고, 조 2위로 16강 진출이라는 루트로 돌아가게 됐다. 1승1패로 현재 2위인 한국은 키르키즈스탄전을 이겨도 말레이시아(2승)에 승자승에 밀려 1위 탈환이 불가능하다. 흐름대로라면 16강에서 이란이라는 강적을 만나야 하는 험준한 루트다. 

 

국내외를 망라하고 많은 비판과 조롱이 쏟아졌다. 김학범호에게도 지난 17일은 분명 부끄러운 하루였다. 경기 후 열린 미팅에서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선수들에, “말레이시아전 패배는 창피한 일이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하게 얘기했다고 한다.

 

선수단의 부담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엔트리 발표 당시 불거진 ‘인맥 축구‘ 논란에 손흥민·조현우의 군 면제, 패배로 인한 국민의 질타, 황희찬(잘츠부르크) 태도 논란 등이 머리를 어지럽히고 있다.

 

이를 떨쳐내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상대국인 키르키즈스탄의 투혼을 배울 필요도 있다. 키르키즈스탄은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1-3으로 패했다. 바레인과의 2차전에서도 전반까지 0-1로 뒤졌다. 내용 자체도 활력을 찾기 힘들었다.

 

그러나 키르키즈스탄은 후반전 놀라운 뒷심을 보였다. 마치 이제부터 경기를 시작한다는 듯 빠르고 강한 압박으로 바레인의 공격을 차단했고 힘찬 역습을 통해 역전까지 성공했다. 현장에서 지켜보던 김학범 감독의 손도 후반 들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록 종료 직전 동점골을 내주긴 했지만 키르키즈스탄이 보여준 투혼은 인상적이었다. 

 

이는 한국 축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키르키즈스탄은 포기하지 않았다. 침착했고, 상대를 이겨내겠다는 투혼을 살렸다. 전력은 약해도 정신력은 강한 팀이었다.

 

약팀에게도 배울 점은 있다. 한국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투혼이다. 방심이 낳은 통증은 한 번으로 충분하다. 누구보다 선수단이 잘 알고 있을 터다. 18일 진행된 공개훈련에선 밝은 미소가 선수단에 퍼졌다. 아픔을 잊고 서로 격려하며 힘찬 파이팅과 함께 준비된 훈련을 소화했다. 

 

현장에서 만난 황현수는 “많이 상심했지만 조별리그에서 아픈 경험을 한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다신 그때와 같은 부족한 모습은 보이지 않겠다. 누구보다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학범호는 아시아의 맹주다운 모습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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