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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의 눈] 자극적인 예능의 끝

입력 : 2018-08-12 13:19:55 수정 : 2019-01-23 15: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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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 연예계를 뜨겁게 달궜던 프로그램이 있었다.

 

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며 며느리와 시어머니, 더 나아가 한 가족이 며느리를 대하는 모습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MBC 예능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바로 그것. 남의 집안을 돈 한 푼 안들이고 들여다보고 경험해볼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흥미로웠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초반에 각성 효과가 있었다. ‘우리 집은 며느리에게 저러지는 않았나‘ 생각하게 해줬고 ‘저런 모습이 며느리를 불편하게 하는구나’라고 시어머니들이 스스로 느끼게 해 주었다.

 

결혼한 며느리들에게는 공감대를 느끼게 해주었고(아마 남편을 한 번쯤은 째려봤을 것이다) 결혼을 앞둔 예비 며느리들에게는 ‘정말 저런가?’라며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예비 남편들 역시 변명 아닌 변명을 하게 해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다들 “에이 우리 집은 안 저래”라고 생각하는 남편도 꽤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계속되고 고정 프로그램이 되더니 같은 모습이 반복됐다. 피로감이 쌓일 무렵 제작진은 이미 눈치를 챘다는 듯이 좋은 역할의 집안을 섭외해 보여주기 시작했다. 사실 문제의 시작과 출연진과의 불화는 여기서부터 시작됐을 것이다.

 

프로그램 측면에서는 한 집안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려 하는 의도일 것으로 보이지만 출연자로서는 누구는 욕을 먹는 역할의 집안이고 누구는 좋은 모습의 역할의 집안으로 나뉘는 것을 참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리얼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의 제작진의 개입이나 연출이 어느 정도는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방송을 조금이라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방송 출연 역시 결국 본인들의 결정이었다. 욕먹을 대상을 찾아 대중에게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만큼 마케팅에서 쉬운 것은 없다. 무엇보다도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욕받이 프로그램들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자극은 빨리 다가올 수 있지만, 또 다른 새로운 자극이 나타나는 순간 떠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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